2007 아시안컵 본선 조 추첨 결과를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지난 19일 조 추첨에서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인도네시아와 함께 D조에 편성됐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최악은 피했다' '무난하다'는 평가가 많지만 '죽음의 조에 속했다'는 관측도 일부 있다. 견해가 엇갈리기는 다른 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호주 이라크 오만 태국이 속한 A조와 일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베트남으로 묶인 B조를 '힘든 조'로 평가했다. 특히 B조에는 지난 2004년 중국대회 우승팀 일본과 도하 아시안게임 우승팀 카타르가 몰렸기 때문에 이 같은 평가가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일부 국내 팬들은 한국이 D조보다 일본 대신 B조에 들어가는 게 좋았다는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핌 베어벡 감독은 "아시안컵 본선 조별리그는 결코 쉬운 스케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긴장할 만한 상대들과 싸운다는 것이 오히려 나 자신과 선수들에게는 더 큰 도전 의식을 심어줄 것이라 본다"며 각오를 전했다. 그는 또 "아시안컵 우승은 한국 대표팀으로서는 당연히 이루어야 할 목표다. 한국이 아시아의 진정한 챔피언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사우디의 마르쿠스 파케타 감독은 "우리는 상대의 약점과 강점을 모두 잘 안다"면서 "이 조에 뽑힌 건 행운이다. 한국과 함께 8강 토너먼트 진출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바레인축구협회의 알 칼리파 부회장은 "D조를 포함해 모든 그룹이 다 힘들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8강 진출을 다투는 조별리그가 매우 흥미롭게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동개최국 인도네시아의 피터 위드 감독은 "우리는 약자다. 이론상으로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를 꺾기란 쉽지 않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더 멀리 나아가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소 성급하지만 한국이 아시안컵에서 4회 연속 '난적' 이란을 만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한국은 그동안 아시안컵에서 세 번 연속 이란과 본선 대결을 펼쳤고 1승2패로 열세다. 한국이 D조 조별리그를 통과하면 C조 1위 또는 2위팀과 맞붙게 돼 이란과 맞닥뜨릴 가능성이 있다. 김용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