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끝난 제87회 경북 전국체전에 앞서 부산시 체육회가 우려했던 종목은 선발전에서 파행을 겪은 유도 대학부였다.

부산 유도의 최강을 다투는 동아대와 동의대는 지난 6월 부산선발전에서 동아대가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고 선수단이 퇴장하면서 모든 체급이 동의대 선수로만 선발됐다.

시도 체육회의 자존심이 걸린 전국체전에 반쪽짜리 선수단이 출전하게 된 것이다.

결과는 은 1, 동 1을 따냈을 뿐이다. 90㎏급 선수가 한번도 출전해 본 경험이 없는 무제한급에 출전하는 촌극을 빚기도 했으니 졸전은 예정돼 있었다.

지난해에는 동아대에서 2체급, 동의대에서 6체급에서 나가 금 1, 은 3을 획득하는 성과를 보였다.

결과가 좋지 않다고 과정을 탓하려는 것은 아니다. 성적이 좋을 수도 있고, 안좋을 수도 있는 것이 스포츠 아닌가. 문제는 대회 기간과 대회 이후에 보여준 양 대학과 유도협회 인사들의 태도다.

부산은 충남에 300여 점 뒤져 5위를 기록했다. 대학부 유도가 지난해 정도의 성적만 거뒀어도 4위까지 가능했다는 것이 체육회의 분석이다. 부산시 선수단의 4위 실패가 대학 유도때문이라고 해도 유도회는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사정이 이러한 데도 유도회는 여전히 양 대학의 반목을 방관하고 있고, 양 대학은 상대를 비난하고 있다.

동아대 관계자는 "유도에서 성적을 내지 못한 것에 대해 유도인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책임은 동의대와 유도회측에 있다"고 했다.

동의대도 마찬가지였다. 동의대 관계자는 "이번 유도의 부진은 시합장에서의 변수와 대진운이 좋지 않았다"면서 "선발전의 불씨를 제공한 것은 동아대"라고 대응했다.

대회기간중 협회 관계자들마저 동아대와 동의대로 갈라져 서로를 헐뜯는 발언을 서슴치 않았다.

치열한 경쟁을 펼치던 선수들이 시합후 진한 포옹과 악수로 서로를 격려하는 모습에서 팬들은 스포츠의 참다운 모습을 발견한다. 부산 유도계에서 스포츠맨십을 기대하는 것이 이다지도 힘든 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