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쾰른의 낮 같은 밤 9시. 쾰른 대성당의 형체가 그대로 보일 정도로 환하다. 김용호기자

독일월드컵은 모두 낮경기?

한국은 이번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예선 두 번째(프랑스전)와 세 번째(스위스전) 두 경기를 현지시간으로 밤 9시(한국시간 새벽 4시)에 갖는다. 한국 이외에도 상당수 경기가 밤 9시에 배정돼 있다.

하지만 이곳 독일의 밤 9시는 밤이 아니다. 기자가 한국팀 베이스캠프인 쾰른에 도착한 6일(현지시간). 경기 킥 오프시간대인 밤 9시가 됐지만 거리는 여전히 대낮처럼 환했다. 백야현상으로 낮이 긴 탓인지 밤 9시에도 모든 사물이 분간될 정도였고 햇살도 조금 남아 있었다. 경기장에 불을 밝히지 않아도 축구경기에 전혀 지장이 없을 정도였다. 본선 경기가 시작되면 전반이 끝날 무렵인 밤 9시40분이 돼서야 서서히 해가 떨어지고 땅거미가 지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날씨다. 이곳 역시 한국과 마찬가지로 계절은 여름이지만 오후 7시를 넘기자 기온이 떨어지면서 쌀쌀했다. 반팔을 입은 시민들도 가끔 있었지만 가죽점퍼나 털 목도리를 두른 사람이 더 많았다. 얇은 옷차림을 하고 거리로 나섰다가는 아래윗니가 서로 부딪치면서 달가닥 달가닥 소리가 날 정도였다.

김용호 기자

한국대표팀이 스코틀랜드 글래스고를 최종 담금질을 위한 전지훈련지로 선택한 데 대한 논란이 많았다. 선수들의 부상이 속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독일의 기상 여건을 직접 본 결과 아드보카트 감독의 판단이 맞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미 축구대표팀은 스코틀랜드에서 밤 10시에도 해가 지지 않는 백야와 싸우며 신체 리듬을 맞춰왔고 쌀쌀한 날씨에도 적응을 마쳤다. kyh73@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