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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시간 마이크 로저스 후보 선거사무실에 놓인 ‘마가’ 모자.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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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중순 한 측근에게 이렇게 물었다. “우리가 어쩌다 여기까지 왔나?” 벼랑 끝에 선 공화당 지원유세로 동분서주하던 도중의 대화였다고 CNN이 4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번 중간선거는 ‘민주당의 압승’이라기보다는 ‘트럼프의 참패’라는 게 일반적 평가다. 민주당에 대한 비호감도가 여전히 높지만, 유권자들은 반 트럼프 기치를 확실히 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유세 기간 “내가 투표용지에 올라 있다고 생각해 달라”는 호소를 47차례 반복했다. 유권자들은 실제로 그렇게 했다. 다만, 그가 바라던 방식으로는 아니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정치에서 대통령이 그토록 짧은 기간에 그토록 많은 정치적 지지를 잃은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짚었다.
공화당 인사들과 전문가들의 진단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초한 참사”라는 표현으로 압축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10년간 체질을 바꿔놓은 공화당과 그를 재선 반열에 올려놓은 지지층이 ‘이란전쟁과 고유가’라는 대형 악재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졌다는 것이다.
비극의 징조는 올해 초 미네소타주에서 두 미국 시민이 이민단속 요원의 총에 맞아 숨졌을 때부터 나타났다고 공화당 여론조사 전문가 그레그 스트림플은 지적했다. 그는 “그 사건은 트럼프가 일부 정책 의제에서 너무 멀리 나갔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WSJ에 말했다.
강경한 이민 단속과 다양성·포용성에 대한 공격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이자 그의 정치적 동력인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만이 열광했고 사람들은 부정적인 의미의 충격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구해 온 관세 정책과 동맹 관계 재설정도 공화당의 전통적 지향점과는 다른 마가 진영의 의제다. 극단으로 치달은 일방주의적 정책 결정이 이란 전쟁으로 이어졌고, 선거에서 공화당 지지층도 감당할 수 없는 휘발유 가격으로 돌아왔다.
여론조사기관 SSRS가 중간선거 유권자 7만5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출구조사에 따르면, 공화당 하원 후보를 지지한 유권자의 4분의 1 이상이 트럼프의 관세가 경제에 해를 끼쳤다고 답했으며, 약 4분의 1은 그의 전반적인 정책이 경제를 악화시켰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정의한 공화당은 그에게 충성하지 않는 이들을 쫓아냄으로써 당의 외연을 축소시켰다고 톰 래스 전 공화당 전국위원회 위원은 분석했다. 이같은 외연 축소는 민주당 후보가 상대적으로 응집력을 보인 주요 경합지 선거에서 뼈아픈 패배로 직결됐다. SSRS 출구조사에에 따르면 텍사스주 상원선거에 투표한 민주당원 중 99%가 제임스 탈라리코 후보를 지지한 반면, 켄 팩스턴 후보를 지지한 공화당원은 88%에 그쳤다. 오하이오주 상원선거에서도 민주당원의 97%가 셰러드 브라운 후보를 지지한 반면, 공화당원의 90%만 존 허스테드 상원의원을 지지했다.
래스 전 위원은 “공화당이 성공하려면 중도 성향 당원들도 함께해야 한다. 그런데 6년 또는 8년 동안 공개적으로 ‘우리는 당신들이 필요 없다’고 말했다”며 “지금 공화당은 그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이 하원선거 총득표율에서 민주당에 13%포인트(p)나 뒤지는 기록적 참패를 불러왔다. 이는 1976년 이후 공화·민주 양당이 연방의회 선거에서 기록한 가장 큰 격차라고 NYT는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