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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중국중앙(CC)T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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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만에 성사된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언급하면서 미중 패권 경쟁 상황에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관영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안부 인사를 건넨 뒤 곧바로 패권 경쟁에 따른 무력 충돌을 의미하는 ‘투키디데스 함정’을 언급했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은 고대 스파르타와 아테네 간 전쟁처럼 기존 강대국이 신흥 강대국의 부상을 우려해 견제에 나서면서 결국 무력 충돌이 생긴다는 내용으로, 미중 충돌이 필연적이라는 주장의 근거로 쓰여왔다.
시 주석은 “현재 100년 만의 변국이 더 빨리 전개되고 있고 국제 정세가 어지럽게 뒤엉켜있다. 세계가 새로운 갈림길에 이르렀다”며 “미중이 이른바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뛰어넘고 대국 관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 수 있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역사·세계·인민들의 질문이며 (미중) 대국 지도자들이 함께 써야 할 시대적 답안”이라고 밝혔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은 그레이엄 앨리슨 미국 하버드대 행정대학원 교수가 그리스 역사가 투키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바탕으로 제시한 개념으로, 2017년 그의 저서 ‘예정된 전쟁’ 발간 후 더 유명해졌다. 지난 500년간 신구 세력이 갈등하는 상황이 16차례 발생했고 이 중 12차례는 전쟁으로 귀결됐는데 미중 충돌이 17번째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회담이 미국 ‘일강’ 체제에서 ‘미중 양강’ 시대로의 실질적 전환을 알리는 이정표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시 주석은 2013년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태평양은 중국과 미국 두 대국을 수용할 수 있다”며 ‘신형 대국 관계’ 구축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5년 미중 정상회담에서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대국, 특히 미중은 최대한 충돌을 피해야 한다. 나는 양국이 갈등을 잘 관리할 능력이 있다고 믿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무역전쟁과 조 바이든 행정부 시기 수출통제 강화 등으로 ‘신냉전’ 관측이 힘을 얻었다. 시 주석은 2023년 당시 중국을 방문한 미국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일행을 만나 “(투키디데스의 함정은) 필연이 아니다. 넓은 지구는 미중이 각자 발전하고 번영하는 것을 완전히 수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시 주석은 이후 2024년 11월 트럼프 대통령 재선 이후 퇴임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는 “투키디데스 함정은 역사적 숙명이 아니고 ‘신냉전’은 해서는 안 되고 이길 수도 없다”면서 대중국 봉쇄를 비판했다.
이처럼 그동안 미중 회담에서 투키디데스의 함정이 여러 차례 언급됐지만, 이번 정상회담은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을 이어가고 상호관세 등 일방주의 정책으로 국제적 비판을 받는 가운데 열린 만큼 시 주석의 발언이 더 주목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