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두로 축출 두 달 만에 작전
- 신정체제 종식 등 최종 목표
- 중동·남미 주도권 강화 의도
- 미국 중간선거 승부수 시각도
- 고위 성직자 출신 하메네이
- 인권탄압 등 37년 철권통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힘을 통한 평화’ 기조가 거침없다.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을 축출한 지 두 달여 만인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이란에 대한 대대적 공습으로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를 ‘제거’하면서 한층 더 과감해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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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 테헤란에서 폭발이 발생한 뒤 도심 상공으로 연기가 치솟고 있다. AP연합뉴스 |
■“평화 원한다면 전쟁 준비하라”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이후 고비 때마다 무력을 사용했다. 취임 5개월 만인 지난해 5월 ‘한밤의 망치(Midnight Hammer)’ 작전이 시작이다.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등 이란 핵 시설 3곳을 벙커버스터 등으로 타격했다. 그는 이어 서반구를 사실상 미국 영역으로 선언하며 올해 초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확고한 결의(Operation Absolute Resolve)’ 작전을 감행했다. 이때 ‘철권통치자’ 마두로 전 대통령을 체포·압송했다. 미국이 외국 정상의 거처를 한밤중 기습하고, 현직 대통령의 압송 장면을 공개하면서 세계는 충격에 빠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전 대통령 부부를 미국에 구금하고 법정에 세우면서, 국제법 규범보다 힘을 우선하는 신념을 드러냈다.
두 달 이후 이뤄진 이란 공격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담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그동안 협상에도 이란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자 최고 지도자를 폭격했다. 이란이 먼저 공격할 조짐을 보였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국은 이번 이란 공습을 ‘장대한 분노(Epic Fury)’ 작전이라고 칭했다. 이 작전은 앞선 두 차례 군사 행동에 견줘 광범위하고 전면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미사일 불능화와 해군 초토화를 위한 추가 공습을 예고하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공격에 앞서 2003년 이라크 전쟁 이후 최대 규모인 공군 전력 등을 중동 해역에 집결시켰다. 이란에 핵 포기를 압박하면서, 협상 결렬에 대비해 군사력을 준비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공격과 마두로 전 대통령 체포·압송으로 ‘힘을 통한 평화’에 더 자신감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군사력 동원이라는 트럼프식 대외 전략이 거침없어질 수 있다.
■남미·중동 주도권 강화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작전 직전 “압도적 힘과 파괴적 무력”을 예고했다. 또 군사 행동 직후엔 이란 신정 체제의 종식을 촉구했다. 이는 자신이 추구하는 노선이 정당하다는 논리를 확고히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뿐 아니라 남미와 중동에서 미국 경제·지정학적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지도 읽힌다. 덴마크령 그린란드에 끊임없이 눈독을 들이는 것도 서반구 전략 거점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려는 조처로 보인다.
미국 내 지지층 결집을 노렸다는 해석도 있다. 전 세계를 상대로 강행한 상호관세가 미국 대법원에서 위법 판결을 받은 만큼 국면 전환이 필요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국내 정치적 위기를 극복할 승부수가 필요하다. 반대로 이란이 강하게 저항해 미국·이스라엘과 확전 양상을 보이면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비극으로 끝난 철권통치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에 폭사한 하메네이는 86세로, 37년간 신정 체제 정점에 섰던 인물이다. 1939년 4월 19일 이란 북동부 마슈하드에서 태어났다. 시아파 이슬람 성직자 가문 후손이다. 그의 이름에 붙은 ‘아야톨라’는 고위 성직자를 의미하고, ‘세예드’는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의 직계 후손임을 뜻한다.
하메네이는 1981년 대통령 모하마드 알리 라자이 암살 이후 열린 선거에 출마했는데, 선거운동 중 폭탄이 터지는 암살 시도에서 간신히 살아남았다. 당시 오른팔을 다쳐 못쓰게 됐고, 몇 달 뒤 대선에서 97%를 득표하며 첫 성직자 출신 대통령이 됐다. 이어 1989년 최고 지도자에 올랐다. 이란 종신직인 최고 지도자는 국가 정책 최종 결정권자이면서, 종교적으로 신의 대리인 역할을 한다.
하메네이는 이후 반대파를 숙청하며 권력 기반을 다졌다. 인권 탄압, 시위 유혈 진압, 여성과 종교적 소수자 탄압 등 철권통치를 이어오다가 비극적 운명을 맞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