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방법원 “모두 다뤄볼 것” 선그어
- 1990년 파나마 독재자 심판 전례
미국으로 체포·압송돼 형사재판 피고인으로 미국 법정에 선 니콜라스 마두로(63)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자신을 “납치된 전쟁포로”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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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다운타운 헬리포트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그의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가 헬리콥터에서 내려 미국 뉴욕 남부연방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마두로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뉴욕 남부연방법원에서 열린 기소인부 절차에 출석해 자신에게 적용된 마약 테러 공모, 코카인 수입 공모, 기관총 및 파괴적인 살상 무기 소지 및 소지 공모 등 4개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주장하면서 전쟁포로임을 강조했다. 자신을 체포한 미국 특수부대의 작전이 미국의 사법집행이 아니라 무력분쟁 과정에서 나온 군사작전이었다는 주장이다. 제네바 협약에 따르면 전쟁포로는 무력분쟁에서 포획·구금된 합법적 전투원으로 분쟁 종료 시 석방되는 것이 원칙이며, 민간인 학살이나 고문 등 전쟁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면 전쟁에 참여했다는 이유만으로 처벌받을 수 없다. 마두로 대통령 측 변호인인 배리 폴락 변호사도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군사적 납치’의 적법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국가원수로서 면책특권을 주장할 예정이라고 말해 법적 다툼을 예고했다.
마두로 측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미국 정부의 형사 기소 자체가 무력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법원은 일단 선을 그었다. 뉴욕 남부연방법원의 앨빈 헬러스타인 판사는 이러한 주장에 대해 “이 모든 것을 다룰 시간과 장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는 미국이 군사력을 동원, 외국 정상을 압송한 뒤 처벌한 전례가 있다는 이유로 마두로 측 주장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작다고 본다. 1990년 미국으로 압송된 파나마의 독재자 마누엘 노리에가도 재판 과정에서 불법 체포 등을 주장했지만 징역 40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유엔이 국제 관계에서 무력 사용을 금지하지만 해외에 체류 중인 피의자를 강제로 데려오는 것은 문제가 없다’는 미국 정부의 주장이 받아들여졌다. 트럼프 행정부도 이번 마두로 대통령 체포가 정당한 법 집행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미국은 2020년 3월 마약 밀매와 돈세탁 등 혐의로 마두로를 기소한 바 있다. 뉴욕 남부연방검찰청 소속 검사 출신인 대니얼 리치먼 컬럼비아대 교수는 “마두로 재판은 일반 형사사건으로 처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마두로는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의 안전가옥에서 미국 법무부에 의해 체포된 지 이틀 만에 처음으로 미국 법원에 출석했다. 카키색 바지에 반소매 남색 상의의 수의를 입은 그는 양쪽 발목에 신체 구속장치를 착용하고 법정에 등장했다. 마두로는 통역기를 끼고 스페인어로 “나는 베네수엘라공화국의 대통령이며 1월 3일부터 이곳에 납치돼 있다”며 결백을 강하게 주장했다. 함께 체포된 영부인 실리아 플로레스도 뒤이어 법정에 나와 무죄를 주장했다.
심리 종료 후 법원 인근에서는 마두로 독재를 심판해야 한다는 시위와 미국의 마두로 체포 군사작전을 비난하는 시위가 동시에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