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의 원자력 발전소 중 하나인 도쿄전력의 일본 니가타현 가시와자키·가리와와 원자력 발전소. 로이터 연합뉴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를 겪은 운영사 도쿄전력이 사고 발생 15년 만에 처음으로 원전 재가동에 나설 전망이다.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일본 니가타현 의회는 가시와자키·가리와 원자력발전소(이하 가시와자키 원전) 6호기의 재가동을 용인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가결했다. 앞서 하나즈미 히데요 니가타현 지사가 재가동 용인 의사를 밝힌 데 대해 의회가 동의하면서, 원전 재가동을 위한 지역 동의 절차는 사실상 마무리됐다.

도쿄전력은 절차가 마무리됨에 따라 이르면 내년 1월 20일 전후 가시와자키·가리와 원전 6호기를 재가동하기 위해 원자력규제위원회에 설비 검사 확인을 신청할 방침이다. 이번 재가동 대상은 원자로 7기 가운데 6호기 1기다.

가시와자키·가리와 원전은 총출력 821만2천㎾로 단일 부지 기준 세계 최대 규모 원전으로 알려져 있다. 동일본 대지진 이전 일본에는 원자로 54기가 가동 중이었으나,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이후 한때 모든 원전의 가동이 중단됐다. 이후 일부 원전이 재가동돼 현재 상업 운전 중인 원자로는 14기이며, 동일본 지역에서는 미야기현 오나가와 원전 2호기 1기만 가동 중이다. 도쿄전력이 운영하는 원전이 재가동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쿄전력은 6호기와 함께 7호기 재가동도 추진해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새로운 규제 기준에 따른 안전 심사를 통과했으나, 7호기는 테러 대응 시설 완공 지연으로 당분간 가동이 어려운 상황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에너지 안보 강화와 탈탄소 정책, 화석 연료 수입 비용 절감을 위해 원전 재가동을 지지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급증으로 향후 10년간 에너지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정부는 원전 주변에 데이터센터를 집적하는 구상을 추진하며 투자액 지원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지역 주민의 불안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지난 10월 니가타현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민의 약 60%가 재가동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답했으며, 70%에 가까운 주민이 도쿄전력의 원전 운영 능력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날 니가타현 의회 앞에서도 주민 300여 명이 재가동 반대 시위를 벌였다.

가시와자키·가리와 원자력 발전소의 부분 재가동에 대한 현의회 표결을 앞두고 주민들이 니가타현청사 인근에서 재가동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