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샤르 알 아사드 독재정권을 축출하고 내전 종식을 선언한 시리아 정세가 다시 요동치고 있다. 아사드 정권을 지지하는 무장세력과 과도정부 간 충돌로 사흘 새 1000여 명이 숨지는 등 유혈사태가 심화하면서 내전이 다시 촉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8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지난 6일 이후 친아사드 무장세력과 과도정부 간 충돌로 사흘간 1018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과도정부군은 125명, 친아사드 무장세력은 148명이 숨졌고 알라위파 민간인 사망자 수는 745명에 달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사태가 아사드 정권이 전복된 이후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고 짚었다. 이번 사태는 시리아 서부 해안 도시 라타키아의 자블레 마을 등지에서 아사드 전 대통령에 충성하는 무장세력의 매복 공격으로 촉발됐다. 라타키아 일대는 아사드 전 대통령 가문의 출신지로, 아사드 정권의 핵심 지지기반이었던 시아파 이슬람의 한 분파인 알라위파의 근거지이기도 하다.
지난해 12월 아사드 정권을 전복한 과도정부는 강도 높은 군사작전을 통해 무장세력을 진압하고 이들 지역에 대한 통제권을 다시 확보했다고 밝혔지만, 분쟁의 불씨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더타임스는 이번 사태의 근저에 종파 간 혐오가 깔려있다고 분석했다. 아사드 정권 때는 시아파 소수 분파인 알라위파가 권력을 쥐고 있었지만, 과도정부를 이끄는 이슬람 무장단체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은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알카에다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 때문에 아사드 정권이 전복된 이후 종파 간 무력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시리아 과도정부는 아사드 정권 당시 취해진 국제사회의 제재를 해제하고 HTS에 대한 테러단체 지정을 해제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유럽연합(EU)과 영국은 시리아에 취해진 제재를 일부 해제했지만, 미국은 HTS에 대한 테러단체 지정은 아직 해제하지 않고 있다.
싱크탱크 센추리 인터내셔널의 아론 룬드 연구원은 새 정부가 불만을 품은 알라위파와 소통할 수 있는 도구와 보상책, 지지기반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 새 정부가 가진 것은 억압적인 권력뿐이며, 이는 대부분 알라위파를 신의 적이라고 생각하는 극단적인 이슬람 성전주의자들에게서 기인했다고 짚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