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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87%대 득표율…푸틴 “더 강한 러시아” 천명

대선 압승…종신 집권 길 열어

  • 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
  •  |   입력 : 2024-03-18 19:10:49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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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탈린 넘어 최장기간 러 통치
- “우리의 의지 외부서 억제 불가”
- 나발니에 “사망 슬퍼” 첫 언급
- 나토엔 3차 대전 불사 경고도

현대판 ‘차르’(황제)로 불리는 블라디미르 푸틴(71) 러시아 대통령이 5선 고지에 오르며 종신 집권 길을 열었다. 푸틴 대통령은 이오시프 스탈린 옛 소련 공산당 서기의 29년 집권 기간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 득표율과 투표율을 앞세워 강력한 철권통치 기반을 구축하게 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모스크바의 선거 캠페인 본부에서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인터뷰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러시아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8일(현지시간) 개표율 98% 기준, 지난 15∼17일 진행된 대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푸틴 대통령이 87.32%의 득표율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대선에서 80%대 득표율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푸틴 대통령은 2018년 대선에서 자신이 세운 기존 최고 득표율 76.7%를 10% 포인트 이상 뛰어넘었다. 투표율도 투표 마감 시간 직전인 전날 모스크바 시각 오후 8시37분 기준 74.22%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종전 최고 기록은 1996년 69.81%, 2018년 대선 투표율은 67.54%였다.

푸틴 대통령은 2030년까지 6년간 집권 5기를 열며 30년간 러시아를 통치하게 됐다. 이로써 스탈린 옛 서기의 29년 집권 기간을 뛰어넘게 됐다. 푸틴 대통령은 2030년 대선까지 출마할 수 있어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 정권을 연장할 수도 있다. 이 경우 18세기 예카테리나 2세의 재위 기간(34년)도 넘어선다. 러시아제국 초대 차르(황제) 표트르 대제(43년 재위)만이 푸틴보다 오래 러시아를 통치한 인물로 남게 된다.

푸틴 대통령은 5선 확정 뒤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인의 의지를 외부에서 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이번 선거 결과로 러시아 사회가 통합되고 더 강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생전 자신의 최대 정적으로, 지난달 16일 시베리아 감옥에서 옥중 의문사한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사망에 대해서도 “그는 세상을 떠났다. 슬픈 일”이라고 한 달 만에 처음으로 언급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최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파병 가능성 발언과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충돌 가능성에 대해 질문받자 “현대사회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며 “그것이 본격적인 3차 세계대전에서 한 걸음 떨어져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경고했다.

1952년 레닌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난 푸틴 대통령은 레닌그라드대(현 상트페테르부르크대) 법대 졸업과 함께 국가보안위원회(KGB) 정식 요원으로 발탁됐다. 1980년대 동독 드레스덴에서 KGB 장교로 활동하던 푸틴 대통령은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면서 소련으로 돌아왔다. 이후 정계에 입문한 푸틴 대통령은 1996년 보리스 옐친 대통령 시절 크렘린궁에 입성해 대통령실 행정 담당 제1비서실장, KGB 후신인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국장 등 권력의 핵심부에 접근했다. 1999년 46세에 총리로 전격 발탁됐다. 푸틴 대통령의 사생활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고령으로 건강 이상설이 종종 서방 언론에 보도되지만 자기 관리에 철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상반신 노출 등으로 ‘마초 이미지’를 자주 연출했으며 유도 삼보 아이스하키 낚시 등 스포츠를 즐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2001·2005·2013년 세 차례 한국을 방문했다.

한편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 선거 자체가 투명하지 못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미국 영국 독일 등은 푸틴 대통령 정적들의 투옥과 주민 검열로 투표가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않았다고 평가절하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자국 점령지에서 진행된 선거가 “국제법 규범과 원칙을 노골적으로 무시한 것”이라며 무효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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