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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직 외교관, 알고보니 쿠바 스파이

마누엘 로차 전 주볼리비아 대사, 국무부 등 근무하며 정보 빼내

  • 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
  •  |   입력 : 2023-12-05 19:16:41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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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년 정체 숨겨… 간첩혐의 기소

미국의 전직 대사가 40년 넘게 쿠바 정부기관을 위해 스파이 활동을 한 혐의로 체포됐다.

미국 법무부는 4일(현지시간) 빅터 마누엘 로차(사진) 전 주볼리비아 미국 대사를 간첩 혐의 등으로 연방 검찰이 기소했다고 밝혔다. 콜롬비아 출신인 로차 전 대사는 1981년부터 쿠바 정보기관의 비밀 요원으로 활동하면서 쿠바 정부의 미국 정보 수집 임무를 지원했다. 이런 활동은 로차 전 대사가 1981~2002년 국무부에서 비공개 정보에 접근이 가능하고 미국의 외교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직책을 맡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특히 그는 백악관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미주 담당 국장으로도 일해 스파이가 백악관까지 침투한 셈이 됐다. 국무부 퇴직 후에는 2006~2012년 쿠바를 관할하는 미군 남부사령부 사령관의 고문으로 활동했다.

로차 전 대사의 스파이 활동은 쿠바 정보기관의 요원으로 위장한 연방수사국(FBI) 요원에게 지난해와 올해 반복적으로 자신이 40여 년에 걸쳐 쿠바를 위해 일했다고 진술하면서 드러났다. 대화에서 그는 미국을 적으로 지칭했으며 쿠바 정보기관에 있는 지인들을 동지로 표현하기도 했다. 로차 전 대사는 콜롬비아에서 태어나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주했으며 1978년 시민권을 취득한 뒤 예일 하버드 조지타운 등 명문대 학위를 바탕으로 1981년 국무부에 들어갔다.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미국 외교관이 적대적인 외국 세력인 쿠바의 대리인으로 활동하는 것은 국민의 신뢰를 배신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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