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자국 사망 최소 700명 추산
- 하마스 공격에 외국인 사망·실종
- 지하드 “130명 인질 억류” 주장
- 외신 “이란, 하마스 기습 승인”
- 미-이란 대리전 확산 가능성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과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에 따른 사망자가 1100명이 넘어서는 등 인명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팔 전쟁’이 점차 전면전으로 치달으면서 피해는 더 커질 전망이다.
 |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통치 중인 가자지구에서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으로 불길이 치솟고 있다. AP 연합뉴스 |
미국이 이스라엘 무기 지원에 나섰고, 이란이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승인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이번 무력충돌이 1973년 시리아와 이집트의 이스라엘 침공으로 시작된 ‘4차 중동전쟁’ 이후 50년 만에 ‘5차 중동전쟁’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다.
■사상자 5500명 넘어 피해 속출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은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보건당국 관리를 인용, 하마스의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가 700명을 넘었다고 보도했다. 전날 발표된 300명에서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폭격을 당한 이스라엘 남부 레임 키부츠의 음악축제 행사장 주변에서 시신이 무더기로 발견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응급구조단체 자카는 이 행사자 주변에서 260구의 시신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인 조너선 콘리커스 중령은 “한 번에 이처럼 많은 이스라엘 국민이 살해된 적은 없었다. 9·11 테러와 진주만 공습을 하나로 합친 것과 같다”며 충격을 전했다.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도 사망자가 급증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까지 집계된 사망자가 413명이며, 이 중 아동과 청소년이 78명, 여성이 41명이라고 밝혔다. 부상자는 이스라엘에서 2100명, 가자지구에서 2300명이 보고됐다. 양측 사상자가 5500명을 넘어선 것이다. 하마스와 이번 기습에 동참한 또 다른 무장조직 이슬라믹 지하드는 인질 130여 명을 가자지구에 억류 중이라고 주장했다.
외국인 피해도 상당하다. AP통신은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최소 4명의 미국인이 사망하고 7명이 실종 상태라고 보도했다. 영국인 우크라이나인 프랑스인 독일인 멕시코인 등도 이번 폭격에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또한 가자지구 인근 농업대학에 재학 중이던 네팔 대학생 11명이 실종 상태고, 태국인은 12명이 숨지고 11명은 인질로 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은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에 대거 피란길에 올랐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은 “8일 밤 9시 기준 팔레스타인인 12만3538명이 이동했다”고 집계했다. 가자지구 인구는 230만 명이다.
■미국·이란 개입…국제전 확전하나
기습 사흘째인 9일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인근 주거지 등에 대한 통제권을 완전히 회복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지난 몇 시간 동안 팔레스타인 테러범과의 교전은 외딴 지역에 국한됐다”면서 “현재 이스라엘 내 어떤 도시에서도 교전은 벌어지지 않고 있다. 다만 인근 지역에 (은신한) 테러범들이 남아있을 수는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정부가 ‘전쟁’을 공식 선포함에 따라 곧 가자지구에 지상군도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미국 당국자는 24~48시간 내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지상 작전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레바논 남부에 근거지를 둔 무장세력 헤즈볼라가 하마스를 지원하려는 의도로 8일 이스라엘 북부의 셰바팜스에 박격포를 쏘는 등 헤즈볼라가 개입한 데다, 미국도 이스라엘 지원에 속도를 내면서 이-팔 전쟁이 확전 양상을 보인다. 미국 국방부는 이날 제럴드 포드 항모전단의 동지중해 이동을 명령하고, 전투기 편대를 증강하는 등 신속한 이스라엘 지원에 나섰다. 미국 국방부는 이스라엘군에 탄약을 포함, 필요한 군 장비를 신속하게 제공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런 가운데 하마스의 이번 기습을 이란이 승인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 미국 대 이슬람 시아파 맹주 이란의 ‘대리전’으로 이번 전쟁이 국제적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란이 지난 2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이번 하마스의 대규모 공격 작전을 승인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하지만 주유엔 이란 대표부는 “우리는 팔레스타인의 대응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이건 순전히 팔레스타인이 스스로 한 것”이라고 부인했다. 미국 정부도 이란이 직접 개입한 증거는 확보하지 못했다며 선을 그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8일 비공식 협의를 소집, 가자지구 사태를 두고 긴급 대응을 논의했으나 성명 채택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은 나오지 않았다. 한국은 안보리 이사국은 아니지만 옵서버 자격으로 이날 비공식 협의에 참석했다. 이날 회의는 한국이 옵서버로 참석하는 최초의 안보리 비공식 협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