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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노-글로벌픽] 브라질 영화 황금기 다시 돌아오나

부산외대-국제신문 공동기획

글로벌 핫이슈의 맥을 보다<22>

  • 박규원 부산외대 중남미지역원 연구원
  •  |   입력 : 2023-10-03 14:3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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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만세! 룰라 만세! 브라질 영화 만세!”(“Viva Brasil! Viva Lula! Viva o cinema brasileiro!”)

지난 5월 제 72회 칸 영화제에서 브라질 감독 카림 아이노우즈가 황금종려상 후보작인 <파이어브랜드(Firebrand)> 상영 후, 포르투갈어로 룰라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며 외친 말이다. 베를린에 있던 그는 룰라의 문화장려정책 덕에 브라질에서 영화를 제작하는 근간이 되었음을 드러냈다. 자기의 뿌리를 탐구하고 영화를 통해 내면을 보여주기 위하여 브라질로 다시 돌아왔다고 밝혔다. 아이노우즈 뿐만 아니라 영화 <바쿠라우(Bacurau)>의 감독 클레베르 멘도사 필류 역시 현 정부에 대한 지지의 메시지를 전하며 영화산업 지원에 대한 브라질 정부의 역할을 거듭 강조했다. 이렇게 공식적인 석상에서까지 언급할 정도로 영화를 비롯한 브라질의 영화인들이 룰라 정부에 지지의 메시지를 보내는 이유는 그동안 침체기를 겪어온 브라질의 문화산업이 룰라 정부의 등장으로 부활의 기회를 맞이했기 때문이다.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플라날토궁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듣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오늘날 국제사회의 찬사를 받고 있는 브라질 영화는 ‘새로운 브라질 영화(Novissimo Cinema Brasileiro)’로 일컬어지는 영화들이다. 대중의 표현수단으로써의 영화를 지향하는 이 작품들은 브라질의 문화와 공동체, 흑인과 원주민 문화를 표현 할 뿐만 아니라 주제와 장소를 확장시키면서 영화의 지역인종적 다양성을 촉진시켰다. 보우소나루 전 정부에 있어서 이러한 영화들은 제거 대상이었고 새로운 브라질 영화들의 흥행은 정부의 탄압을 더욱 촉진시켰다. 보우소나루는 취임 즉시 문화부의 축소, 영화 산업에 대한 기금을 대폭 삭감하는 정책들을 시행하여 영화산업을 축소시키고자 했다. 특히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콘텐츠 검열을 시행하고 문화예술 영역을 억압하여 많은 문화예술인들과 지식인이 이를 비판했다. 브라질 영화가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아도 내부는 군부독재(1964-1985년) 하의 문화 검열이 일어나는 그야말로 혼란스러운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결국 2020년 2월 전 세계 문화예술인과 지식인들이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비판하는 탄원서를 제출하기에 이르렀다. 탄원서는 보우소나루 정부가 브라질의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를 위협하며, 예술 문화 언론의 영역뿐만 아니라 모든 부문을 파괴한다는 내용이었다.

보우소나루를 꺾고 올해 취임한 룰라는 이전 임기에서 지역 영화 제작센터의 확충을 통한 지리적 분산화, 영화 및 영상산업 장려를 위한 기금 창설 등을 통해 브라질 영화산업의 발전을 적극 장려한 바 있다. 이러한 노력들의 결과로 2018·2019년 브라질에서 많은 영화가 제작되고 개봉되었다. 브라질 영화진흥원(ANCINE)에 따르면 이 기간 총 350편(2018년 183편, 2019년 167편)의 영화가 극장에서 개봉했고, 대다수의 영화가 정부의 지원으로 제작되었다. 문화예술인들은 새로운 룰라 정부의 정책을 기대하며 새로운 희망으로 가득 찼다. 이에 보답하듯 룰라 정부는 취임 첫날 문화부를 재개관하고 가수이자 배우인 마가렛 메네지스(Margareth Menezes)를 신임장관으로 임명했다.

브라질 문화부는 브라질 영화진흥원의 부활, 각 주의 문화위원회 창설, 문화산업에 대한 재정지원, 공공정책의 재개 및 확대,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지원 및 투자에 대한 정책, 문화외교를 통해 문화산업 발전을 촉진 시키고자 한다. 또한 민간 및 기업이 문화예술프로그램의 후원을 통해 소득세의 일부를 공제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인 후아넷 법(Lei Rouanet)의 완화를 시행함으로써 브라질 문화 프로젝트의 활성화를 꿈꾼다. 이러한 정책은 팬데믹과 보우소나루 정권으로 타격을 입은 문화 부문을 보우소나루 정권 이전으로 되돌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나 아직 갈 길이 멀다.

과거 룰라 정부의 문화 정책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세계 경제의 활성화에 따른 경제 호황 덕택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침체된 국제 경제 상황 속에서 브라질 경제 성장과 문화산업의 육성을 도모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약화된 브라질의 문화산업의 현황은 수치에서도 드러난다. 브라질 영화진흥원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 브라질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스트리밍 플랫폼 중 브라질 국내 제작 영상콘텐츠의 점유율은 11%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안으로 브라질 영화진흥원은 한국의 적극적인 정부주도 문화산업정책 모델을 분석하여 문화산업부문을 위한 공공정책을 제시한 바 있다. 그리고 다양한 브라질 언론에서도 한국영화의 사례를 성공적인 문화산업의 예로 언급하고 있다. 브라질 국내 콘텐츠 시장의 성장을 위해서는 제도적 장치의 수립이 필수다. 특히 내수시장 보호를 위한 정부 주도 정책과 구체적이고 장기적인 문화산업 정책의 도입이 필요할 때이다. 과연 브라질 영화의 황금기는 다시 돌아올까?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클레베르 멘도사 필류 감독의 <유령들의 초상(Retratos Fantasmas)>이 상영된다. 앞으로 국내에서 다채롭고 많은 브라질 영화들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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