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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 손길 급한데…모로코 정부, 국제사회에 지원 요청도 ‘뒷짐’

강진 사망자 2100명 넘어서

  •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
  •  |   입력 : 2023-09-11 19:48:56
  •  |   본지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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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식 구조대 파견 4개국 불과
- WHO “30만 명 피해 봤을 것”

북아프리카 모로코에서 120년 만에 최강 강진이 발생해 사망자가 2100명을 넘어섰다. 모로코 국영 일간지 르마탱은 내무부가 10일 오후 4시(현지시간) 현재까지 이번 지진으로 2122명이 숨지고 2421명이 다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고 보도했다. 진앙인 알하우즈주에서 1351명이 사망해 가장 피해가 컸고, 타루다트주(492명) 치차우아주(201명) 등 순이었다. 중세 역사도시인 마라케시에서도 17명이 숨졌다. 내무부는 중환자 수가 많은 데다 구조대 접근이 어려운 산간지역 피해가 커 사상자가 늘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지진으로 30만 명 이상이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10일(현지시간) 강진이 발생한 모로코 마라케시 아미즈미즈 인근 마을에서 지진 피해를 입은 유족이 서로를 껴안은 채 슬픔을 나누고 있다. AFP 연합뉴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지난 8일 밤 11시 11분께 모로코 마라케시 서남쪽 약 71km 지점에서 관측된 규모 6.8의 이번 지진은 지난 120여 년간 이 주변에서 발생한 가장 강력한 지진이었다. 필사의 구조·수색작업이 이어지는 가운데 여진도 계속돼 주민을 공포에 떨게 했다. 유럽지중해지진센터는 이날 오전 9시께 마라케시 서남쪽 83㎞ 지점에서 규모 4.5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국제사회 지원의 손길도 이어졌다. 모로코로부터 공식 지원 요청을 받은 스페인은 군긴급구조대 56명을 현지에 파견했고, 튀니지에서도 구조팀 50여 명이 모로코로 향했다. 카타르에서 보낸 87명의 인력과 구조견 5마리가 현지에 도착해 구조작업을 시작했으며, 국교를 단절한 알제리는 2년간 폐쇄한 영공을 인도적 지원을 위해 열었다. 하지만 모로코 당국의 공식적 지원 요청이 없어 도움을 주려는 많은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르몽드는 모로코가 공식 지원을 요청한 나라는 스페인 튀니지 카타르 요르단 등 4개국이 전부라고 보도했다. 모로코 정부가 스스로 재난을 헤쳐나갈 역량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해외 지원을 받는 데 소극적이라는 분석이 현지에서는 나온다.

현지 주민이 정부의 늑장 대응에 분노를 표출하는 가운데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할 국왕이 부재해 정부 대응이 늦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르몽드는 강진이 발생했던 지난 8일 밤 국왕인 모하메드 6세가 건강상 이유로 프랑스 파리에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1일 파리에 도착했다가 지진이 난 다음날인 9일 파리를 떠났다는 것이다. 신문은 모로코는 국왕 중심 중앙집권국가여서 국왕이 돌아오기 전까지는 총리조차 지진에 대해 공식 언급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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