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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시간 벽돌건물 와르르…모로코 강진 사망 2000명 넘어

자국 120년 만의 최대 강진

  •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
  •  |   입력 : 2023-09-10 19:24:58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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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00여 명 중상…사망자 늘 듯
- 내진설계 약한 건물 피해 키워
- 세계문화유산·랜드마크도 손상
- 주민 여진 공포에 광장서 노숙

북아프리카 모로코 남서부에서 규모 6.8의 강진이 발생해 현재까지 2000명 이상이 숨졌다. 이번 지진이 120여 년 만의 최대 지진으로 기록된 가운데 더딘 구조·수색작업으로 사상자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8일 밤 11시11분께(현지시간) 모로코 남서부에서 규모 6.8의 강진이 발생해 모로코 대표 문화유산인 ‘마라케시의 지붕’으로 불리는 쿠투비아 모스크의 첨탑(미나렛)이 일부 파손(사진 오른쪽)됐다. X 캡처 연합뉴스
AP 로이터 AFP통신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모로코 내무부는 10일(현지시간) 현재 이번 강진으로 숨진 이가 2012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부상자는 2059명이며, 이 가운데 중상자는 1404명으로 집계됐다. 지진은 지난 8일 밤 11시11분께 모로코 마라케시 서남쪽 약 71㎞ 지점에서 발생했다. 중세 역사 도시인 마라케시부터 수도 라바트까지 곳곳에서 건물이 흔들리거나 파괴됐고, 특히 진앙(오우카이메데네 인근 아틀라스산맥 지역)에서 가까운 알 하우자와 타루단트 지역의 피해가 큰 것으로 전해진다. 규모가 6.8로 강력한 데다가 진원 깊이가 18.5㎞ 정도로 얕아 지표에서 받는 충격이 컸고, 많은 사람이 잠든 심야에 일어나 인명 피해가 더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진 설계가 되지 않은 낡은 벽돌 건물이 순식간에 무너져 내리면서 피해를 키웠다. 동쪽으로 국경을 접한 알제리는 물론 지중해와 대서양 건너 스페인 포르투갈에도 지진이 감지될 정도였다.

모로코 재난당국은 군까지 동원해 실종자 구조·수색작업에 나섰으며, 주민이 합세한 구조대는 무너져 내린 주택 잔해를 맨손으로 뒤지며 생존자를 찾고 있다. 그러나 피해가 집중된 아틀라스산맥 지역 고지대는 도로가 끊기거나 산사태로 막혀 구급차 통행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현지 매체들이 전했다. 현지 주민은 여진 공포에 떨며 집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전통시장 식당 카페 등이 모인 마라케시의 명소 제마 엘프나 광장 등에서 노숙하며 상황을 지켜봤다.

모로코를 대표하는 문화유산도 강진 피해를 봤다. 마라케시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옛 시가지 메디나의 문화유산이 손상됐고, 특히 유명한 랜드마크 ‘마라케시의 지붕’으로 불리는 쿠투비아 모스크의 첨탑(미나렛)도 일부 파손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지진은 120여 년 만의 최대 강진으로 기록된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번 지진이 1960년 아가디르 근처에서 발생해 수천 명의 인명을 앗아간 규모 5.8 지진 이후 가장 강력하다. BBC방송은 진앙을 중심으로 반경 500㎞ 이내에 1900년 이후 진도 6.0 이상의 지진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는 점에 주목하며 “모로코는 강진이 자주 일어나는 곳이 아니어서 그런지 지진에 대한 제한적인 기억과 생소함이 미흡한 대비로 귀결됐다”고 짚었다. AP통신도 “지진에 견디도록 설계되지 않은 돌과 석재로 만들어진 고대 도시의 건물들과 벽들이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모로코 강진 피해에 대한 국제사회 애도와 지원이 이어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물론 전쟁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상도 지원 의사를 표명했고, 7개월 전 5만 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대지진을 겪은 튀르키예도 애도에 나섰다. 모로코와 국교를 단절한 알제리와 이란 정부도 애도 성명을 발표했다. 모로코 정부는 “국왕(모하메드 6세)은 이 비상상황에 애도와 연대, 지원 의사를 표명한 모든 형제·우호 국가들에 사의를 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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