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년부터 방사성 물질 눈덩이
- 2016년 저렴한 비용처리안 제시
- “안전하다” 주장하며 가속 페달
- 日어민·언론 부정적 기류 확산
- “원전 폐기 등 구체적 대책 부족”
- IAEA “방류 정보, 韓 정기 제공”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2일 각료회의를 열어 “이르면 오는 24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방류를 개시하겠다”는 방침을 끝내 발표했다. 하지만 자국 어민 반발이 여전한 데다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일본 내는 물론 한국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에서도 매우 강해 섣부른 실행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추후 30년간 이어질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 담보나 후쿠시마 원전 폐로와 관련한 장기 로드맵이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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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2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후쿠시마 제1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와 관련해 관계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로이터 제공 |
■사고부터 방류까지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때 후쿠시마 제1원전 내 전원이 상실되면서 1·2·3호기 노심이 녹아내렸고, 용융한 핵연료 냉각수에 빗물·지하수가 유입돼 방사성 물질의 오염수가 발생했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가 쌓이자 처리 방안에 골몰했다.
2016년 6월 전문가 회의를 통해 해양방류가 ‘최단기간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시행할 수 있는 방안으로 제시됐고, 2020년 2월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후쿠시마 제1원전을 찾아 “해양방류가 국제관행에 부합한다”고 지지 발언을 하면서 일본 정부는 2021년 4월 해양방류안을 공식 결정했다. 올해 6월 도쿄전력이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를 위한 1㎞ 해저터널 공사를 완료하고,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도 방류설치 최종 검사를 마치자 IAEA는 지난달 4일 “오염수 해양방류가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내용의 최종보고서를 발표했다. IAEA 적합 판정 보고서를 근거로 일본 정부는 “해양방류는 안전하다”고 대대적인 국내외 홍보전을 펼치며 방류에 가속 페달을 밟았다.
기시다 총리는 한·미·일 정상회의 직후인 20일 후쿠시마 제1원전 현장을 시찰하고, 21일 어민과 면담한 뒤, 22일 방류 개시 시점을 속전속결로 확정했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 방류를 후쿠시마 원전 폐기와 재해지역 부흥을 위한 전제 조건으로 인식해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판단한다. 방류 시점을 이달 말로 정한 것은 현지 어업 상황을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요미우리신문은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저인망어업이 내달 1일 시작된다. 일본 정부는 휴어 기간인 이달 중에 방류를 시작한 뒤 모니터링 데이터를 공표해 안전성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고 풀이했다.
■부정적 여론 강해 과제 산적
하지만 현지 언론은 여전히 강한 대내외 부정적 기류를 들면서 일본 정부가 충분히 논의하지 않고 실행부터 했다며 ‘개문발차’ 평가를 내렸다. 당장 일본 어민의 극심한 반발은 불가피하다. 일본 정부는 2015년 어민단체에 ‘관계자의 이해 없이 오염수를 처분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긴 문서를 전달했는데, 어민 입장에선 정부가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받아들일 수 있는 대목이다. 기시다 총리는 전날 도쿄 총리 관저에서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전어련) 사카모토 마사노부 회장과 만난 뒤 “수십 년에 걸쳐서라도 전적으로 책임지고 대응하겠다고 약속했고, 관계자의 일정한 이해를 얻었다”고 밝혔지만, 사카모토 회장은 “처리수 해양방류에 반대한다는 것은 조금도 바뀌지 않았다”며 상반된 반응을 내놨다. 전어련은 22일 “어업인과 국민의 이해를 얻지 못하는 해양방류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별도로 냈다.
현재 134만 t가량 보관된 오염수는 앞으로 30년간 처리 과정을 거쳐 방류되는데, 현지 언론은 장기 대책이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도쿄신문은 “오염수 발생을 멈추려면 원자로로 유입되는 지하수와 빗물을 막아야 하는데 아직 구체적인 대책이 없다”고 진단했다. 또한 “오염수 방류 결정은 원전 폐기작업에 필요한 부지를 확보하기 위해서인데, 핵연료 반출을 비롯한 원전 폐기 방법과 일정은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에 날개를 달아준 IAEA는 22일 성명을 내고 “방류 첫날(24일)부터 안전기준 부합 여부에 대한 현장 감시 및 평가 활동을 지속해서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 전문가의 후쿠시마 현장사무소 방문을 지원하고, 방류 관련 정보도 한국에 정기적으로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