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가 하루 116만 배럴(bpd) 규모의 자발적 추가 감산을 예고해 유가가 급등했다.

2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SPA 통신은 내달부터 사우디의 원유 생산량이 하루 50만 bpd 감소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국제 원유시장 안정을 위해 단행되는 이번 감산은 연말까지 이어지며, 작년 10월 OPEC+ 회의에서 결정된 대규모 감산 정책과 별도로 실행되는 추가 조치라고 사우디 에너지부는 밝혔다. OPEC+는 작년 10월 하루 원유 생산량을 단계적으로 하루 200만 배럴 줄이기로 합의했다. 지난 2월 OPEC+ 감시위원회는 하루 200만 배럴 감산 방침을 유지하라고 산유국들에 권고하기도 했다.

사우디 측의 발표에 이날 아랍에미리트(UAE)도 내달부터 연말까지 14만4000bpd 감산에 돌입했고, 이라크도 이날 하루 21만1000bpd 감산 계획을 발표했다. 쿠웨이트(12만8000bpd) 오만(4만 bpd) 알제리(4만8000bpd) 카자흐스탄(7만8000bpd)도 자발적 감산에 동참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OPEC+ 회원국이 발표한 추가 감산량을 합하면 116만 bpd에 달한다고 집계했다. 또한 올해 3~6월 50만 bpd 감산을 예고한 러시아는 감산 기한을 연말까지 연장했다.

이번 주요 산유국의 잇단 감산 발표는 오는 3일 OPEC+ 장관급 감시위원회(JMMC) 회의를 앞두고 이뤄졌다. OPEC+의 자발적 추가 감산 발표에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년 새 장중 최고인 8%나 오르며 bpd당 81달러(약 10만6000원)를 상회했다. 미국이 물가 급등을 막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원유 판매수익을 제한하고자 산유국을 대상으로 증산을 요구했지만 OPEC+가 오히려 반대로 간 것이다. 이번 감산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미국 백악관은 OPEC+의 결정이 잘못된 것이라며 미국 내 휘발유 가격에 초점을 맞춰 원유 생산 및 소비국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반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