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 시위’에 놀라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기한 중국에서 최근 코로나19 감염자가 폭증하는 가운데 중국 방역당국이 하루 신규 감염자가 3700만 명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중국 장수성 화이안의 버스를 개조한 이동식 진료소 앞에서 의료진이 노인에게 발열 시 대처 지침을 설명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26일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당국 내부 회의에서 방역주체인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가 이 같은 추산치를 제시했다고 회의 참가자를 인용, 보도했다. 위건위는 지난 7일부터 정기 전수 PCR 검사를 중단한 데 이어 14일부터 무증상 감염자 통계를 발표하지 않았다. 코로나19 사망자도 감염 후 폐렴이나 호흡부전으로 숨진 사례만 집계한다는 원칙을 공개해 조작 논란이 일자 25일부터는 신규 감염 통계 발표를 아예 중단했다.

코로나19 감염자와 사망자 관련 정확한 통계치가 없는 상황에서 하루 신규 감염 규모를 추산할 수밖에 없는데, 인구 6540만 명인 저장성 당국이 전날 하루 신규 감염자가 100만 명을 넘었다고 공개해 이 비율을 단순 적용하면 14억 중국인 전체로는 하루에 2100만여 명이 감염됐을 것이란 추정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베이징을 휩쓴 오미크론이 중국 남부 주요 도시는 물론 소도시와 농촌으로 점차 전파되는 중이라고 전했다. 중국신문주간은 베이징 위건위 발표를 인용, 지난 21일 발열진료소를 찾은 환자가 6만5000여 명으로 경증환자는 감소하지만 위·중증환자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중국 코로나19 감염의 절정기는 내달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정저우 산둥성 후베이성 등은 내달 중순 신규 감염이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봤다. 무엇보다 다음 달 22일 춘제(설)를 기점으로 수억 명이 고향을 방문하고 복귀하는 과정에서 확산이 증폭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런 가운데 블룸버그는 국제인플루엔자정보공유기구(GISAID)의 피터 보그너 최고경영자 인터뷰를 통해 “중국에서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가 돌기는 하나 새로운 돌연변이 징후는 없다”고 보도했다. 보그너 대표는 “중국 당국이 지난달 베이징 네이멍구 광저우에서 채취해 건넨 25개의 유전자 샘플 검사에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중국 질병통제센터가 제출한 샘플이 GISAID가 수집한 ‘COVID 게놈’에서 발견된 기존 변종과 매우 유사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광저우 샘플에선 BA.5.2 오미크론 하위 변종이 확인됐고, 네이멍구에선 BF.7 변종이 확산한 뒤 베이징으로 전파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