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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중동에선] 미국-사우디 돌아올 수 없을 강을 건넜나

사우디, 미국 압박에 감산결정 굽히지 않아

외무부 "감산 연기는 세계 경제에 악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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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전통적 우방 관계에서 벗어나 적국과 같은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자국의 영향력이 사우디에서 더는 먹히지 않아 미국이 자존심에 상처를 받는 일이 자주 일어난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감산 결정을 늦춰달라는 미국의 요구를 묵살하고 예상 이상의 대규모 감산을 주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산은 러시아 편들기’라는 미국의 압박 작전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비롯한 사우디 실세들이 분노를 드러냈다. 그 결과 미국도 사우디와의 관계 재검토를 시사하는 등 양국 관계가 극으로 치닫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 장관인 압둘라지즈 빈 살만 왕자가 오스트리아 비엔나 OPEC 본부에 들어가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1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의 하루 200만 배럴의 감산 결정 며칠 전 미국 정부 관리들은 사우디와 주요 산유국 카운터파트들에 전화를 돌려 ‘다음 회의로 감산 결정을 미뤄달라’는 긴급 요청을 전달했다.

그러나 사우디 등으로부터 ‘결코 안 된다(No)’는 단호한 답변이 돌아왔다고 이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들이 WSJ에 밝혔다. 백악관 관리들이 무함마드 왕세자와 여러 번 통화하고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사우디 재무장관과 대화하는 등 집중적인 로비전을 펼쳤으나 소용이 없었다는 것이다.

사우디 외무부는 이날 ‘OPEC+’의 감산 결정 연기는 세계에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외부무 대변인은 “감산 결정 연기는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OPEC 회원국과 동맹국은 지난 5일 하루 200만 배럴을 감산하기로 결정했다.

유가 하락을 우려하는 사우디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미국은 브렌트유가 배럴당 75달러까지 하락할 때 자국 전략비축유를 채워넣기 위한 대규모 원유 구매까지 약속했으나, 이 제안 또한 사우디가 거부했다. 미 정부 관리들은 사우디 지도층에 ‘감산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 편을 들겠다는 분명한 선택’이라고도 경고했으나 오히려 벌집만 쑤신 격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월 사우디를 방문해 무함마드 왕세자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애썼으나 무함마드 왕세자의 ‘탈미국’ 외교 노선을 바꾸는 데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에 사우디 왕가와의 개인적 대화 내용을 공개한 것에 무함마드 왕세자가 분노한 것으로 보인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예멘 전쟁에 바이든 행정부의 비판적 시각과 이란 핵합의 복원 노력을 근거로 참모진에 ‘바이든 행정부를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하고 싶지 않다’는 언급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의 행동에 바이든 행정부는 이달 열리는 사우디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 포럼 참석 취소도 검토 중이라고 미 정부 관리들이 밝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관은 CNN 방송에 출연해 사우디와의 관계 재검토를 시사했다. 미 의회는 사우디에 1억 달러 상당의 무기 판매 등 협력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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