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총기를 규제하는 법안이 상·하원 의회를 극적으로 통과했다.
 |
|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들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하원 본회의장에서 초당적 총기 규제 법안이 통과되자 환호하며 포옹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
AP통신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24일(현지시간) 미국 하원은 이날 총기 규제 관련 법안을 찬반 234명 대 193명으로 통과시켰다. 공화당 의원 중에서도 15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전날 상원에서 찬성 65명, 반대 33명으로 법안을 처리한 지 하루 만에 표결 절차가 끝났다. 이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만 남아 머지않아 처리될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법안의 상원 통과 뒤 낸 성명에서 “이 초당적 법안은 미국인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환영한 바 있다.
하원 통과 후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성명을 통해 “총기 참사 이후 생존자를 만난 우리는 모두 그들의 메시지를 크고 분명하게 들었다”며 “오늘 우리는 그들을 기리며 강력한 외침을 마음에 새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어린이 19명이 희생된 텍사스주 유밸디 롭 초등학교 총기 난사, 흑인 10명이 숨진 뉴욕주 버펄로 슈퍼마켓 총격 등 최근 미국에서 총기 사건이 급증하면서 총기 규제 강화 목소리가 커졌다. 이에 총기 소유를 옹호해온 공화당 일부 인사들이 규제 쪽으로 돌아서면서 이번에 민주당과 80쪽짜리 합의안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법안 내용을 보면 총기를 가졌을 경우 위험하다고 판단되는 사람의 총기를 일시 압류하는 ‘레드 플래그(red flag)’ 법을 도입하려는 주에 인센티브를 주고, 총기를 구매하려는 18~21세의 신원 조회를 위해 미성년 범죄와 기록이 제공된다. 21세 미만 총기 구매자의 정신건강 상태를 관계 당국이 최소 열흘간 검토하는 내용도 담겼다. 또 더 많은 총기 판매업자에게 신원 조회 의무를 부여하고, 총기 밀매 처벌을 강화했다.
하지만 공격형 소총과 대용량 탄창 판매 금지, 공격용 소총 구매연령 상향, 사실상 모든 총기 판매에 대한 신원 조회 등 민주당이 애초 주장해온 내용은 공화당과의 협의 과정에서 빠졌다. “규제가 약하다”는 실망의 목소리도 있지만 1993년 돌격소총 금지법 이후 근 30년 만에 총기 규제를 실질적으로 진전시키는 법이 마련된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