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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난 후 어린이들이 창문으로 탈출해 대피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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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텍사스주 초등학교 총격 참사가 일어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주말 인파가 몰린 야외 축제에서 또 총격으로 사망자가 나왔다. 미국 텍사스주 총격 참사를 계기로 총기 구입과 사용을 규제해야 한다는 여론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전미총기협회(NRA)의 정치 로비와 미국의 수정 헌법 제2조의 총기 소유 권리 등이 규제를 가로막고 있어 실현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굉음’ 소리만 들려도 총격으로 오인
29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미 오클라호마주 동부 태프트에서 일요일인 이날 새벽 총격 사건이 발생해 1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총격으로 숨진 이는 39세 흑인 여성이며, 부상자에는 9살 소년 등 청소년 2명이 포함됐다. 용의자 스카일러 버크너(26)는 사건 뒤 자수했으며 현재 구금된 상태다.
이날 총격은 지난 24일 텍사스주 소도시 유밸디의 한 초등학교에서 무차별 총기 난사로 어린이 19명, 교사 2명이 숨진 참사 이후 5일 만에 일어났다. 총격 사건 당시 미국의 현충일 격인 ‘메모리얼 데이’(30일) 연휴를 맞아 광장에서 야외 축제가 열렸으며 약 1500명이 행사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밤에는 테네시주 채터누가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10대 청소년 6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처럼 미국에서 총기 난사가 잇따르면서 ‘굉음’ 소리만 들려도 총격 사건으로 오인하고 주민들이 혼비백산하는 웃지 못할 촌극도 빚어지고 있다. 실제 이날 세계복싱협회(WBA) 라이트급 타이틀전이 열린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경기장 바깥에서 들려온 강력한 굉음에 관객 10명이 총격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알고 부상을 당했다.
미국의 총기사고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20년 한 해만 놓고 봤을 때는 4만 5000명 이상이 총으로 목숨을 잃었다. 2015년 대비 25%, 2010년에 비해선 43% 증가했다. 총격 참사가 발생할 때마다 총기 구입과 사용을 규제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지만 견고한 장벽에 부딪혀 번번이 무산되고 있다.
●‘전미총기협회’의 로비와 수정헌법
규제가 가로막히게 된 배경에는 전미총기협회(NRA)의 로비가 크게 작용한다. 151년의 역사에 추산 회원 수 300만 명을 보유한 NRA는 미 정계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전미총기협회(NRA)를 중심으로 한 총기 제조업자들의 자금력을 기반으로 한 로비는 공화당 의원들을 쥐고 있다. 상원에 계류 중인 총기 개혁법안은 총기 소지 권리를 주장하는 공화당의 반대로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NRA는 1871년 미 남북전쟁 참전용사 두 명이 ‘과학적인 소총 사격 장려·촉진’을 목적으로 설립한 단체로 시작했다. 이후 1934년 국가총기법(NFA), 총기규제법(GCA) 등 총기 관련 입법과 관련해 회원에게 정보를 제공하면서 정치 로비의 길로 들어섰다.
특히 총기 로비 단체인 전미총기협회(NRA)는 지난 27일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연례 총회에서 ‘총이 아니라 악이 문제’라며 규제 시도에 대한 맞대응 의지를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텍사스주를 지역구로 하는 크루즈 상원의원 등은 ‘총기 옹호’ 연설자로 참석했으며 이들은 무장한 경비원들과 다른 보호장치들로 학교를 무장시켜야 하고 중범죄자들에 대한 더 많은 조처와 정신질환 병력을 밝혀내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총기 규제에 걸림돌이 이뿐만이 아니다. 올해가 중간선거의 해라는 점도 장애물로 꼽힌다. 뉴욕주와 텍사스주의 잇따른 총기 참사 속에 그나마 총기 개혁을 검토할 수도 있는 공화당 의원들이 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무기 소유·휴대 권리를 보장하는 수정 헌법도 걸림돌이다. 미국의 수정 헌법 제2조에는 ‘무기를 소장하고 휴대하는 인민의 권리를 침해할 수 없다’고 명시되어 있다. 총기 소유를 기본적인 권리로 여기기에 총기 규제가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