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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우크라戰 ‘서방과의 전쟁’으로 프레임 바꾸나

정찰기 덴마크·스웨덴 영공 침범, 핀란드 나토 가입 움직임도 위협

  •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
  •  |   입력 : 2022-05-02 19:41:54
  •  |   본지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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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전 우려 몰도바 엑소더스 조짐

- 러 언론, 자국 ‘서방 희생자’ 묘사
- 美 “글로벌 충돌 확대 시도” 풀이

러시아가 오는 9일 2차 세계대전 전승절을 기점으로 우크라이나를 넘어 ‘서방과의 전쟁’으로 확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북유럽 발트해 국가인 덴마크와 스웨덴에 정찰기를 보내 영공을 침범하는가 하면 몰도바 내 친러 지역을 공격, 자극하는 등 확전을 염두에 둔 움직임이 여러 차례 포착됐다.
루블화 받는 우크라 남부…러 영구 점령 속도-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멜리토폴의 한 상점에서 매대 직원이 우크라이나 통화인 흐리우냐 대신 러시아 루블화를 받고 있다. 이날부터 멜리토폴에선 루블화가 법정화폐로 교체됐고, 헤르손도 루블 사용 지역이 되는 등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점령지를 상대로 러시아화에 속도를 낸다. 러시아는 레닌 동상도 함께 세우며 우크라이나인 재교육에 돌입했다. 타스 통신
1일(현지시간) AFP통신 보도를 보면 덴마크와 스웨덴 정부는 러시아 정찰기가 지난달 29일 밤 발트해의 덴마크 보른홀름섬 동부지역 영공을 침범한 데 이어 스웨덴 영공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정찰기가 짧은 시간 양국 영공을 침범하자 덴마크 공군 F-16 두 대가 즉시 출격하는 등 대응했다. 덴마크와 스웨덴 정부는 러시아 대사를 초치하는 등 강력히 항의할 방침이다. 예페 코포드 덴마크 외무장관은 트위터에 “전혀 용납할 수 없으며 최근 상황을 고려하면 특히 우려스럽다”면서 주덴마크 러시아 대사를 2일 초치한다고 밝혔다. 스웨덴도 러시아 대사를 소환해 항의하기로 했다.

러시아 정찰기의 정확한 침범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최근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추진과 관련이 있다는 풀이가 나온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이지만 중립국이자 비나토국인 스웨덴과 핀란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집단안보의 필요성을 느껴 나토 가입을 추진 중이다. 양국은 이달 중순 나토 가입을 신청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앞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와 관련, “나토 동맹 30개국이 모두 환영할 것”이라고 말해 가입은 일사천리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는 스웨덴과 핀란드가 나토 가입을 추진하면 발트해에 핵무기와 극초음속 미사일을 배치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나토 가입국인 덴마크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해왔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지난달 21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방문, 지원 확대를 약속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서쪽에 있는 몰도바에도 ‘가짜깃발’ 작전으로 의심되는 공격이 잇따랐다. 지난달 25일 몰도바 내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지역인 트란스니스트리아에서 국가보안부 건물이 로켓포 공격을 받은 데 이어 26일엔 그리고리오폴스키 지역의 라디오 방송탑 2개가 폭파됐다. 이를 두고 상대가 먼저 공격한 것처럼 꾸며 상대를 칠 빌미를 조작하는 가짜깃발 군사작전이 아니냐는 해석이 많다. 러시아가 친러 지역을 친 뒤 이를 빌미로 몰도바까지 전장을 확대하려 한다는 것이다. 잇단 공격에 몰도바에선 시민이 탈출을 고민하는 등 엑소더스 조짐이 보인다.

일련의 움직임을 두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러시아와 서방 간의 국경 전쟁’으로 프레임을 새롭게 짜 확전에 나서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크렘린궁과 러시아 국영 언론이 최근 자국을 ‘서방의 희생자’로 묘사하고 핵 공격이 수반될 3차 세계대전을 언급한다는 데 주목하고, 이를 소규모 국경 전쟁을 넘어 글로벌 충돌로 확대하려는 시도로 풀이했다. 시점은 5월 9일 전승절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옛 소련인 2700만 명이 희생된 2차 대전과 이번 전쟁의 유사성을 부각시키면서 2차 대전 승전의 애국주의를 이용, 우크라이나 내에서의 ‘특수군사작전’을 ‘서방과의 전쟁’으로 판을 키우려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영국 국방부도 러시아가 특수군사작전 용어를 버리고 전면전으로 확대하고자 오는 9일 국가총동원령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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