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나토(NATO) 회원국들이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한 파병에 미온적인 가운데 옛 소련에서 독립한 라트비아는 물론 영국·텐마크가 자국민이 원하면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도 외국인으로 구성된 ‘국제여단’ 창설을 준비 중이다.

독일 수도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문 앞을 가득 메운 시민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고 우크라이나에 지지를 표명하기 위해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있다. 베를린AP=연합뉴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라트비아 의회는 28일(현지시간) 자국민이 원하면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을 허용하는 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벨라루스와 국경을 접한 라트비아는 에스토니아·리투아니아와 함께 소련에 속해 있다가 독립한 발트 3국이다. 현재는 유럽연합(EU) 회원국이자 나토 회원국이다.

앞서 발트 3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점령한 뒤 발트 3국을 노릴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미국산 대전차 미사일과 대공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했었다.

영국과 덴마크도 자국에 거주하는 우크라이나인은 물론 자국민이 러시아와 싸우기 위해 우크라이나로 출국하는 것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은 이날 BBC 방송에서 “우크라이나인들은 자유를 위해서, 그리고 유럽 전체를 위해서 싸우고 있다. 이 전쟁은 민주주의를 위한 싸움이다. 결정을 내리는 것은 국민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우크라 사태 논의’ 유엔 긴급특별총회 소집 결정한 안보리. 연합뉴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도 이날 자국민이 러시아에 맞서기 위해 우크라이나 정부가 추진 중인 국제 여단에 참가할 수 있도록 허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그것(우크라이나에 가서 싸우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선택이다. 이는 여기 사는 모든 우크라이나인은 물론 이 싸움에 직접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해당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도 외국인들에게 우크라이나로 와서 함께 싸워달라고 호소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대통령실 웹사이트에서 “우크라이나군이 국제 지원자들을 위한 외국인 군단을 설립하고 있다. 평화와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외국의 친구들도 우크라이나로 와서 싸워달라”고 말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지원자들은 각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관의 국방담당관에게 연락해달라”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