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불평등 시위 정권 교체 견인

35세 젊은 좌파 정치인이 칠레 대통령에 당선됐다.

19일(현지시간) 칠레 푼타아레나스의 한 투표소에서 좌파연합 가브리엘 보리치 후보가 투표 후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19일(현지시간) 치러진 칠레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 좌파연합 ‘존엄성을 지지한다’ 후보로 출마한 가브리엘 보리치가 약 55.9%를 득표해 차기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극우 성향의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55) 후보(득표율 44.1%)에 10%포인트 이상 앞서며 당선을 확정했다. 라테르세라 등 현지 언론은 보리치가 역대 가장 많은 표로 당선된 대통령이 된다고 전했다. 지난달 1차 투표에선 카스트가 27.9%, 보리치가 25.8%를 각각 얻었는데, 결선에서는 보리치가 역전에 성공했다. 35세 젊은 좌파 정치인인 보리치는 내년 3월 세바스티안 피녜라 현 대통령의 후임으로 취임, 4년간 칠레를 이끈다. 취임일 기준 36세로, 칠레 역사상 최연소 대통령이 된다.

보리치의 이번 승리는 2년 전인 2019년 칠레를 뒤흔든 사회 불평등 항의 시위에서 표출된 국민의 변화를 향한 열망이 반영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산티아고 지하철 요금 인상에 대한 분노가 교육·의료·연금 등 불평등을 낳는 사회시스템 전반에 대한 불만으로 번졌는데, 이는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부정권(1973~1990년) 시절 제정된 현행 헌법 폐기와 새 헌법 제정 결정으로 이어졌다.

최근 국제무대에선 30, 40대 밀레니얼 세대 지도자가 많이 등장한다. 2019년 취임한 산나 마린(36) 핀란드 총리가 대표적이다. 그는 취임 당시 34살이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43)은 취임 당시 39세였고,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41)도 37세에 취임했다. 같은 해 엘살바도르 대통령으로 취임한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도 38세로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현역 세계 최연소 국가 지도자 타이틀은 현재 남유럽 국가 산마리노의 자코모 시몬치니(27) 집정관(국가 원수 겸 정부 수반)이 보유 중이다.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 일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