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쥐서 인간 직접 감염 가능성도
- 우한실험실 유출 가설 극히 희박
- 사무총장은 심층 연구 요청

세계보건기구(WHO) 주도로 코로나19 기원을 조사한 국제 전문가팀은 바이러스가 중간 동물 숙주를 거쳐 인간에게 전염됐을 가능성을 가장 높게 평가했다.

코로나19 기원을 조사한 WHO의 보고서가 발표됐으나 의문점만 남겼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사진은 27일 현재 독일 연구진이 코로나19 백신을 만들고 있는 모습. AFP 연합뉴스

조사팀은 30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 ‘WHO-SARS-CoV-2의 기원에 대한 소집된 글로벌 연구:중국 파트’를 발표했다.

국제 전문가 17명과 중국 전문가 17명으로 구성된 조사팀은 이번 연구를 지난 1월 14일부터 2월 10일까지 28일 동안 코로나19 발병이 처음 보고된 우한에서 진행했다. 조사팀은 일단 코로나19의 전파 경로를 네 가지로 상정했다. 이 가운데 바이러스가 박쥐 같은 동물에서 중간 동물 숙주를 통해 인간에게 전파됐다는 가설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판단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박쥐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는 바이러스가 발견됐는데 둘 사이에는 수십 년의 진화적 거리가 존재하기 때문에 무언가 중간 고리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두 번째로 가능성이 높은 가설은 바이러스가 박쥐 등 1차 동물 숙주에서 인간으로의 직접 전파설로, 조사팀은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조사팀은 이어 콜드 체인(냉동 식품 운송)을 통한 전파설에 대해 “있을 수 있다”(possible)고 판단했다. 그 근거로 조사팀은 중국이 지난해 수입 냉동 식품과 관련한 코로나19 발병이 있었다고 한 점을 들었다.

마지막 시나리오는 실험실 유출설로, 조사팀은 이를 ‘극히 희박한’ 가설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보고서에 국제사회는 많은 의문점만 남겼다며 비판하고 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실험실 유출설’에 대한 심층 연구를 요청했다.

AP 통신은 “이 연구 결과는 바이러스가 어떻게 처음 발생했는지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거의 제공하지 못하며 많은 의문이 풀리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WHO와 공동 조사에 나선 중국 측의 자료 협조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매튜 캐버나 조지타운대 교수는 성명에서 “중국 정부가 필요한 모든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하고, 그들이 그럴 때까지 더 확고한 결론은 어려울 것”이라며 추가 정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아울러 조사팀의 보고서가 예정됐던 2월 중순보다 한 달 이상 지연된 점도 비판 거리로 꼽힌다. AP 통신은 “보고서 발표의 계속되는 지연으로 중국 측이 결론을 왜곡하려고 했는지 여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