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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소녀상 철거 보류돼…시민들 반발 입장 변화

  • 국제신문
  • 이영실 기자 sily1982@kookje.co.kr
  •  |  입력 : 2020-10-14 15:5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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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철거가 일단 보류됐다.

13일 독일 수도 베를린에서 시민들이 거리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에 대한 당국의 철거명령에 항의하기 위해 미테구청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베를린 미테구청은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현지 시민단체 코리아협의회(Korea Verband)가 미테구의 소녀상 철거 명령에 대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다면서 “내일인 철거 시한이 더 이상 적용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미테구는 소녀상과 관련해 추가 조치를 내리지 않고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슈테판 폰 다쎌 구청장은 보도자료에서 “코리아협의회의 이익과 일본 측 간의 이익이 공정하게 다룰 수 있는 절충안을 마련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관련된 모두가 공존할 수 있는 방법으로 기념물을 설계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다쎌 구청장은 이날 오후 미테구청 앞에서 열린 소녀상 철거 반대 집회에 예고 없이 나타나 “조화로운 해결책을 논의하자”고 말했다.

녹색당 소속의 다쎌 구청장은 “며칠간 소녀상과 관련된 역사를 배우게 됐다”면서 “시민 참여가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정부의 압력으로 소녀상 철거 명령을 내린 게 아니라 베를린에 거주하는 많은 일본 시민으로부터 소녀상에 반대하는 서한을 받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미테구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소녀상이 국제적인 전쟁 피해 여성 인권의 문제라는 점을 인정해 설치를 허가했다.

지난달 말 제막식 이후 일본 측의 반발이 거세자 지난 7일 소녀상 설치를 주관한 현지 한국 관련 시민단체인 코리아협의회에 오는 14일까지 철거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미테구청의 입장 변화로 일단 소녀상 철거 위기는 넘기게 됐다.

현지 시민단체 및 시민들이 강력히 반발하자 입장에 변화를 준 것으로 보인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는 이날 오후 국회 본관 앞 분수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세계 양심의 수도 독일 베를린에서 평화의 소녀상 철거는 안 된다”며 “피해자 할머니의 한과 슬픔이요, 후세 교육의 심장인 소녀상 철거를 주장하는 것은 나쁜 행동이며 역사의 죄인이 되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독일도 2차 세계 대전 패전국이지만 일본과 다르게 반성하고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는 것에 앞장선 나라”라며 “철거 주장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독일의 소녀상은 한국뿐 아니라 네덜란드, 아시아 피해자들을 위한 것이기도 하기에 절대로 베를린에 세워져 있어야 한다”며 “일본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토 관방장관은 베를린 소녀상 철거 보류와 관련해 “정부로서는 계속 위안부 문제에 대한 정부의 사고방식과 대처를 다양한 형태로 설명해왔다”며 “국제사회에서 정당한 평가를 받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이영실 기자 sily1982@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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