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악관, 한미동맹 악영향 경계
- 트럼프 “법 어겼다” 거듭 경고
-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 등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이 결국 출간됐다. 볼턴 전 보좌관의 저서 ‘그것이 일어난 방’은 예정된 대로 23일(현지시간)부터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공식적으로 판매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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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볼턴 회고록이 판매 1위에 올랐음을 보여주는 아마존 화면. 아마존 캡처 |
트럼프 대통령의 저급한 자질과 미국 정부의 대내외 정책 실패를 주장하며 노골적 비방을 쏟아낸 이 책은 출간 전부터 주목받았다. 회고록 사본이 지난 21일께부터 해적판으로 온라인에 나돌면서 모든 내용이 노출됐다.
볼턴은 언론과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자격이 없다”며 사실상 낙선운동을 펼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볼턴 회고록에 기밀이 담겼다며 법원에 출판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출간을 차단하는 데 실패했다.
회고록은 출간 전부터 사전 주문으로 큰 관심을 끌었다. 현재 아마존 베스트셀러 랭킹에서 1위이다. 인종차별 반대운동이 미국 전역을 휩쓸면서 인기를 얻은 ‘백인의 취약성: 백인들이 인종차별을 얘기하기 힘든 까닭’ ‘인종차별반대주의자가 되는 방법’이 각각 2, 3위로 밀려났다. 4위는 트럼프 대통령의 친형인 프레드 트럼프 주니어(1981년 사망)의 딸 메리가 쓴 ‘너무 많고 절대 충분치 않다’로, 이 책도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노골적 비판이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트위터를 통해 ‘미국 정부가 후속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한국 정부 입장을 담은 연합뉴스 기사를 리트윗하면서 “봐라. 볼턴은 법을 어겼다. (그것은) 기밀 정보다”고 썼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은 전날 CNN방송에서 “고도의 기밀 정보를 방대한 책 전체에 흩뿌려 놓았다”며 “그는 책에서 나온 이익을 얻지 못하게 될 뿐만 아니라 징역형 위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백악관은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과 관련, 한반도 관련 내용을 포함해 400곳 이상의 수정과 삭제를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악관은 국가기밀을 다수 포함하고 있다며 이를 막기 위해 소송까지 제기했지만 이미 기각된 상황이다. 소송 과정에서 법원에 제출한 17쪽짜리 서류를 보면 백악관은 570쪽에 달하는 볼턴의 책 내용 중 415곳가량 수정과 삭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북미정상회담 등 한반도 사안을 다룬 두 개 장에서만 110개가 넘는 수정·삭제를 요청했다. 책에 남·북·미 정상 간 논의와 고위급 인사의 대화가 담겼는데, 진위를 떠나 이를 책에 담는 것 자체가 외교적 신뢰를 저버린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이다.
백악관은 한미 균열과 북미관계 악화를 우려한 듯 아예 문장 자체의 삭제를 요구하는가 하면, 단정적인 문장에는 ‘내 의견으로는’, ‘알게 됐다’라는 식의 표현을 추가하라고 주문했다. 마치 볼턴의 주장이 미국의 입장인 양 비칠 수 있음을 경계한 것으로 보인다.
책에는 미국 강경 매파의 입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양보’할까 봐, 2019년 2월 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 등 국면에서, 집요하게 국무부 협상팀을 방해하며 노심초사한 과정도 비교적 상세히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