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타임스퀘어에서 아티스트들이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노력하고 있는 의료진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AP)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16만 명을 넘어섰다.

30일 오후 8시(미 동부시간) 미 존스홉킨스대학에 따르면 미국 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6만 3429명으로 집계됐다. 전날 기준 2만 3000여 명 증가한 수치다. 사망자도 3008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로 미국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뉴욕주 누적 확진자는 전날보다 6000여 명 증가한 6만 6497명으로 늘어났다고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가 밝혔다.

쿠오모 주지사는 “뉴욕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라며 미국 내 급격한 코로나19 확산이 다른 주에서도 벌어질 수 있음을 경고했다.

이에 따라 뉴욕시 코로나19 대응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뉴욕시의 명소인 센트럴파크에는 코로나19 환자를 수용하기 위한 68개 병상 규모의 임시 병원이 건설돼 31일부터 가동에 들어간다고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이 밝혔다.

또 미 해군의 병원선(船) ‘컴포트’호(號)가 이날 뉴욕에 도착해 가동에 들어갔다. 이 배는 1000개 병상과 12개의 완비된 수술실, 방사선과, 약국, 의료연구소 등을 갖추고 있다.

이 병원선은 코로나19 환자가 아닌 일반 환자들을 수용해 다른 병원들의 부담을 낮출 예정이다.

존스홉킨스대학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뉴욕(6만 7325명)과 뉴저지(1만 6636명), 캘리포니아(7173명), 미시간(6498명), 매사추세츠(5752명), 플로리다(5589명), 워싱턴(5187명), 일리노이(556명), 펜실베이니아(4155명), 루이지애나(425명) 등 24곳이 확진자가 1000명 이상 발생했다.

이날 수도인 워싱턴DC 및 메릴랜드·버지니아주가 일제히 자택 대피령을 내렸고, 플로리다·애리조나주도 비슷한 명령을 발령했다.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는 “더는 주민들에게 집에 머물라고 요청하거나 권고하지 않는다. 우리는 명령하는 것”이라며 이를 고의로 위반하는 사람은 1년 이하 징역형이나 5000달러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플로리다주는 브로워드와 팜비치, 마이애미-데이드, 먼로 등 남부 카운티들에 자택 대피령을 발령했다.

CNN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기준 미국인 3억 2800여만 명의 가운데 자택 대피령 영향권에 있는 미국인은 78%인 2억 5600여만 명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부 내에서 전국적 자택 대피 명령을 논의하긴 했으나 “현재로서는 상당히 가능성이 작다”고 말했다.

한편 데비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조정관은 도시에 이어 시골 지역사회도 코로나19 확산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벅스 조정관은 이날 NBC 방송에서 “코로나19는 많은 무증상 환자나 경미한 환자들 사이에서 확산할 수 있다. 취약한 집단에 퍼진 후에야 사람들이 병원에 실려 가는 걸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람들이 입원하는 걸 볼 때쯤이면 코로나바이러스는 지역사회에 매우 심각하게 침투해 있을 것”이라며 “이것이 아직 바이러스가 거기 없더라도 대비해야만 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박기백 기자 71_bac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