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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법정서 로힝야 대학살 옹호…인권 아이콘 아웅산 수지의 굴욕

감비아 제소로 열린 제판 참석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12-11 20:09:34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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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대표해 미얀마군 변호
- 국제사회 비판… 위상 급전직하
- 인권관련 수상 등 철회 잇따라

‘국제적인 인권·민주화 운동의 아이콘’ ‘노벨평화상 수상자’ ‘군사정권 아래 15년간 가택 연금을 당한 정치범’.
ICJ 재판에 참석한 아웅산 수지. AFP 연합뉴스
미얀마의 실권자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에 따라다녔던 수식어이다. 그러나 수지 고문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시작한 ‘로힝야 집단학살’ 재판에서 피고인석에 앉았다. 아프리카의 무슬림 국가인 감비아가 로힝야족이 불교 국가인 미얀마에서 인종청소 대상이 됐다면서 이슬람협력기구(OIC)를 대신해 지난달 11일 미얀마를 집단학살 혐의로 ICJ에 제소한 데 따른 것이다.

수지 고문은 미얀마 정부의 대표 대리인으로 나서 세계 다수가 비난해 온 집단 학살 범죄를 부인하게 됐다. 특히 대량 학살을 자행한 미얀마군을 옹호하는 것은 과거 군부 정권에 갖은 핍박을 받아온 수지 고문의 인생 역정을 고려할 때 아이러니라는 반응도 나온다.

그는 약 2년 전 수천 명이 사망하고 70여만 명이 방글라데시로 피란한 ‘로힝야족 사태’가 터진 이후 최악의 유혈 참사를 방관하고 침묵했다는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을 받아왔다.

심지어 그는 일부 사실로 확인된 미얀마군의 ‘인종청소’ 보도와 주장을 가짜 뉴스라고 깎아내리기도 했다. 결국 국제사회의 비판이 확산하면서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가 수지 고문에게 수여했던 양심대사상을 철회하는 등 여러 국가·단체가 인권 관련 수상이나 명예시민증 수여 등을 없던 일로 했다. 한때 민주화와 인권의 아이콘으로 불리며 노벨 평화상까지 받았던 수지 고문의 국제적 위상은 급전직하했다.

수지 고문이 예상 밖으로 로힝야 사태 재판에서 미얀마 정부와 군 변호에 직접 나선 배경을 놓고 국내 정치 상황과 결부 짓는 시각이 많다. 개헌을 위한 군부의 협력을 원해서라거나,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행보라는 것이다. 민간 정부가 들어선 뒤에도 여전히 강력한 권력을 가진 군부는 수지 고문이 주도 중인 헌법 개정 노력에 대해 ‘군의 강력한 견제’라는 본질은 바꿀 수 없다며 비협조적인 상황이다. 미얀마 야당이자 군부와 연계된 통합단결발전당(USDP) 측은 “정당들 대부분은 수지 고문의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이번 일로 총선에서 이득을 볼 것으로 의심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어차피 내년 총선에서도 NLD 승리가 예상되는 만큼, 굳이 수지 고문이 정치적 목적 때문에 ‘도박’을 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

어떤 이유건 간에 수지 고문의 위상과 이미지는 더 추락할 것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특히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된 첫 국제재판에서 수지 고문이 직접 ‘집단 학살’을 옹호함에 따라 국제사회에서 위상 하락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전망이다. 사실상 치명타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위상 하락 여부와는 별개로 수지 고문의 참여로 관심이 더 커진 국제재판으로 로힝야 사태가 전 세계인에게 더 잘 알려지는 데 의미를 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곤 ‘미얀마 이슬람 센터’ 아예 르윈은 ICJ 재판정에서 저질러진 잔학 행위들이 낱낱이 드러나게 될 것이라면서 “이는 진실을 드러내고 부당함을 바로잡는 데 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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