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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사태 촉발 살인범 풀려났다

대만서 애인 살해 후 홍콩 도주…속지주의 탓 살인죄 적용 못해, 범죄인 인도 조약도 맺지 않아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10-23 19:49:38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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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도 혐의 18개월 복역뒤 출소

홍콩의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대규모 시위를 촉발한 살인범이 그의 신병처리를 둘러싼 홍콩과 대만 정부의 실랑이 탓에 결국 석방되고 말았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등에 따르면 지난해 2월 대만에서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홍콩으로 도주한 찬퉁카이(陳同佳·20)가 이날 오전 홍콩 픽욱 교도소에서 출소했다. 찬퉁카이는 출소 당시 취재진 앞에서 사죄의 뜻을 표현한 뒤 “피해자 가족에게 용서받을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으며, 대만으로 가서 죗값을 치르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홍콩 사회와 홍콩인에게도 죄송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찬퉁카이. 연합뉴스
찬퉁카이는 지난 6월 초부터 다섯 달째 홍콩 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송환법 반대 시위를 촉발한 장본인이다. 홍콩 정부가 지난 4월부터 범죄인 인도 법안을 추진한 것은 지난해 2월 그가 대만에서 저지른 살인사건에서 비롯됐다.

당시 찬퉁카이는 대만에서 임신한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대만의 한 MRT(전철)역 부근에 유기한 뒤 홍콩으로 도망쳤다. 홍콩은 ‘속지주의’를 채택하고 있어 영외에서 발생한 범죄에 대해서는 처벌하지 않는다. 찬퉁카이에게 적용된 것은 여자친구의 돈을 훔쳤다는 절도와 돈세탁방지법 위반 혐의뿐이었고, 재판 결과 그에게는 29개월 징역형이 선고됐다.

홍콩 정부는 찬퉁카이를 대만으로 인도하길 원했지만, 대만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아 이를 실행할 수 없었다. 홍콩 정부는 중국을 포함해 대만, 마카오 등 범죄인 인도 조약을 맺지 않은 나라나 지역에도 사안별로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범죄인 인도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홍콩 야당과 시민단체의 강력한 반발을 불렀다. 이들은 중국 정부가 반체제 인사나 인권운동가를 중국 본토로 송환하는 데 이 법을 악용할 수 있다면서, 범죄인 인도 법안이 홍콩의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과 친중파 의원들은 홍콩 사법체계의 허점을 더는 방치할 수 없다며 법안 추진을 강행했고, 이는 송환법 반대 시위로 이어졌다.

29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은 찬퉁카이는 모범수로 형 감면을 받아 18개월만 복역한 후 이날 출소했다. 그는 살인죄를 자수하고 대만에서 복역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홍콩과 대만 정부가 찬퉁카이의 신병 처리를 놓고 실랑이를 이어가면서 그가 살인죄에 대한 처벌을 받을지도 현재 불투명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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