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성차 업체 차량 4000대 싣고
- 볼티모어항으로 이동중 사고
- 진입 어렵게 만든 화재는 진압
- 선체 고정 뒤 오염 정화작업도

8일(이하 현지시간) 새벽 미국 동부 해안 조지아주 브런즈웍항에서 전도되는 사고가 난 현대글로비스 소속 자동차 운반선(PCC) 골든레이(Golden Ray)호(號)는 2017년 건조된 7만1178t급 선박으로, 마셜제도 국적이다. 전장 199.9ｍ, 전폭 35.4ｍ로 차량 7400여 대를 수송할 수 있다.

현대글로비스 소속 자동차 운반선 골든레이호가 8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브런즈윅항 앞바다에서 전도돼 있다. AP연합뉴스

브런즈윅항에서 출항한 골든레이 호는 9일 오후 7시께 볼티모어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브런즈웍항은 3개 터미널을 갖춘 조지아주 주요 항만이다. 볼티모어항은 브런즈윅항에서 북쪽으로 직선거리 기준 1100km가량 떨어져 있다.

사고 당시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차량 4000여 대를 선적했다. 현재 선적된 차량의 선박 외 유출 등의 물적 피해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외교부는 한국시간으로 9일 오후 2시 현재 사고 선박 내 연기와 화염은 진압된 상황이며, 좌현으로 90도 기울어진 선체가 떠밀려 가지 않도록 예인선 2대가 선체 안정화 작업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미 해안경비대가 사고 선박 기관실에 있는 것으로 확인된 한국인 승선원 4명에 대한 구조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외교부는 사고 수습을 위해 주애틀랜타총영사관의 담당 영사를 사고 현장에 급파했으며, 해양수산부 등 관계 당국과 협조해 선원 구조와 사고 경위 파악 및 한국민에 대한 영사 조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글로비스 측도 현지 직원을 급파했다.

미 해안경비대는 보도자료에서 브런즈윅 긴급대응 보트, MH -65 돌핀 헬리콥터, 찰스턴지부·사바나 해상 안전팀, 구조엔지니어링대응팀(SERT) 등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화재와 선박 불안정 등으로 구조대원들의 선내 진입에 일시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미 해안경비대 찰스턴지부를 이끄는 존 리드는 이날 오전 사고 관련 브리핑에서 “(구조작업 초반) 연기와 불길 탓에 구조대원들이 선내 깊숙이 진입하는 게 너무 위험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해안경비대는 “복잡한 상황이 발생했다”면서 정확한 평가를 위해 ‘대서양 타격 팀(AST)’을 현장으로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도 해안경비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선체 기울어짐과 날씨 등에 대한 우려 때문에 구조 노력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안전 문제 탓에 일시 중단된 생존자 수색 작업은 9일 오전 일찍부터 재개됐다. 사고가 발생한 지 24시간 이상 지난 뒤였다.

구조당국은 오염 경감 작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선박에서 밖으로 유류를 비롯한 오염물질이 유출되지는 않고 있지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미국 측은 구조작업이 끝나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