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무부 ‘단계적 로드맵’ 공식화
- 일괄타결 ‘빅딜’서 한발 물러서
미국은 9일(현지시간) 국무부 브리핑을 통해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동결’은 전체 과정의 시작점에서 보고 싶은 것이며 최종 목표는 ‘대량살상무기(WMD)의 완전한 제거’라고 밝혔다. 북미 정상 간 판문점 회동의 결실로 이달 중순께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북미 협상을 앞두고 ‘동결’을 입구로 하고 ‘WMD의 완전한 제거’를 출구로 하는 로드맵을 분명히 한 것이다. 동시에 최근 뉴욕타임스(NYT)의 ‘핵 동결론’ 보도를 시작으로 미국이 협상 목표를 하향 조정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돼 온 가운데 ‘WMD의 완전한 제거’라는 최종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는 점을 확인하며 일각의 의구심을 불식시키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미 국무부 모건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 사안을 평화적으로, 외교를 통해 푸는 데 계속 전념하고 있고 이것이 우리의 목표”라면서 “아무것도 바뀐 것은 없고 우리는 분명히 WMD의 완전한 제거를 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결은 절대 과정의 해결이나 끝이 될 수 없다. (동결은) 우리가 분명히 시작점에서 보고 싶은 것이다. 어떤 행정부도 동결을 최종 목표로 잡은 적이 없다. 이는 과정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트럼프 행정부가 동결이 프로세스의 입구라는 점을 공식화한 것이 주목된다. 지난 2월 말 하노이 정상회담 이래 견지해온 일괄타결식 ‘빅딜론’에서 한 발 물러나 동결을 입구로 하는 ‘단계적 접근’ 쪽으로 일정 부분 유연성을 발휘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동결→WMD의 완전한 폐기’로 이어지는 전체 로드맵의 입구와 최종 종착지를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조만간 협상 테이블에서 마주할 북한을 향해 미국의 ‘가이드라인’에 대한 메시지를 발신한 차원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미국은 비핵화와 이에 따른 체제 안전보장 및 제재 완화 등 상응 조처들을 한꺼번에 테이블에 올려놓고 전체 로드맵 안에서 단계별 조합의 얼개를 짜 나가는 밑그림을 가다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미국이 비핵화의 입구로 설정한 ‘동결’과 그에 따른 초기 상응 조치 간 퍼즐을 맞추는 작업이 북미 협상의 첫 관문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목표를 ‘WMD의 완전한 제거’로 고정시킴으로써 ‘비핵화 후퇴론’에 대한 비판 여론을 차단하면서도 2020년 대선을 앞두고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려운 ‘완전한 비핵화’보다는 일단 스몰딜을 통해 외교적 치적으로 내세우려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도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