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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수면·도철문…장강서 희귀 문양 새겨진 유물 쏟아져

괴수·악귀 형상화한 옥종 출토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7-07 18:42:24
  •  |  본지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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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준 높은 수공예 작품들 많아
- 中 황하문명보다 앞선 기술 눈길

인류는 동서를 막론하고 신령, 종교 등 영적세계에 뿌리를 둔 다양한 신상(神像)을 고대문명의 유산으로 남겼다. 나약한 인간으로서 예측하고 대응할 수 없는 특별한 자연현상이나 알지 못하고 경험하지 못한 낯선 것들에 대한 두려움의 대응이었지만 철학과 과학의 근원이 되기도 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황하유역에서 발굴된 대지만문화의 토기 문양, 도철문이 새겨진 주나라 초기의 술통, 장강유역 석가하문화의 옥(玉) 신인(神人), 장강유역 양저유적에서 발굴된 옥월과 신인수면문, 패옥.
중국문명의 주류라 하는 황하유역에서도 각종 상징적 문양을 새긴 여러 유물이 발굴되었다. 그런데 삼황오제를 비롯해 전해져오는 다양한 신화와 전설에 비해 유물의 문양은 삼성퇴나 장강유역, 뒤에 이야기할 북방 홍산문명의 그것보다 덜 상상적이다.

장강유역 양저 유적에서 출토된 신인수면문(神人獸面紋) 옥종(玉琮)을 보자. 신인수면문은 전체적으로는 사람의 얼굴과 비슷한 형상이나 불거진 큰 눈과 크고 무섭게 벌어진 입 등은 무서운 괴수를 형상화 한 것이다. 이는 후대 하·상·주(周) 시기 청동기에 나오는 도철문(饕餮紋)의 원형으로 보인다. 도철은 용의 다섯째 아들로 눈에 보이는 것은 무엇이든 먹어치운다는 악귀다. 이런 악귀를 문양으로 새긴 것은 그 악성(惡性)을 역이용하여 다른 악령을 퇴치하기 위한 것으로 옥종의 대부분이 무덤을 중심으로 하여 출토된 점과 일맥상통한다.

양저 유적은 기원전 3000년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비슷한 시기의 삼성퇴 유물과는 유사성을 보인다. 하지만 황하유역 대표 유적인 앙소에서는 유사성을 찾아보기 어려워 상나라 대에 이르러 교류가 활발해진 뒤 그 영향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옥 문화는 중국 전역에서 다양하게 발전해왔다. 옥은 일상생활에서는 그리 유용한 것이 아닌데다 강도가 떨어지는 연옥도 정교한 공예품으로 완성하기까지는 일정한 형상을 만든 다음에도 오랜 시간 모래에 연마해야 하는, 당시로서는 가장 수공이 많이 드는 생산품이었다. 그런 옥기는 일부 권력자의 장신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종, 월, 벽과 같은 것이다. 종(琮)은 사각형 옥의 가운데를 둥글게 파낸 것으로 땅과 신권(神權)을, 벽(璧)은 푸른색의 둥글거나 납작한 옥으로 하늘과 재권(財權)을, 월(鉞)은 도끼로 군권(軍權)과 재판권을 가진 왕을 상징한다. 결국 제사와 신앙, 권력과 관련된 예기(禮器) 또는 법기(法器)로 당대 문화의 정수였던 셈인데 옥 유물은 홍산문명은 논외로 하고 황하와 장강유역만 비교하면 장강유역이 훨씬 앞서 발전했던 것을 알 수 있다.

천지의 운행을 읽어 인간이 하늘을 자임한 문명과 자연을 두려워해 신령을 상상한 문명의 차이일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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