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NN “외교관례 산산조각 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국 국빈방문에 나서기도 전에 영국 정가를 벌집 쑤신 듯 헤집어 놓은 모양새이다. 상대국의 정치 현안에 대한 ‘막힘 없는’ 언급과 왕실 일원에 대한 비난에 이르기까지 잇따라 ‘구설수’에 휘말렸다.

CNN방송은 2일(현지시간) ‘트럼프, 영국 방문 하루 전 외교적 관례를 산산조각내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왕실 호스트들에 대한 모욕 위험이 있는 발언을 내뱉고 영국의 국내 정치에 대해 저돌적으로 뛰어드는 특유의 스타일로 영국 방문에 앞서 몸을 풀었다”고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영국 대중지 ‘더선’과의 인터뷰에서 마클 왕자비가 2016년 미 대선 때 자신을 비판한 것과 관련해 “그가 (그렇게) 형편없는지 몰랐다”면서도 영국 왕실 일원으로서 “훌륭하게 잘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해리 왕자의 부인으로 미국 출신인 마클 왕자비는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가 당선되면 캐나다로 이주하겠다’는 발언을 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한 바 있다.

논란이 이어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나는 결코 메건 마클을 ‘형편없다’고 부른 적이 없다. 가짜뉴스 미디어가 지어낸 것이다’고 부인했다.

이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은 더선 인터뷰에서 평소 ‘애정’을 보여왔던 보리스 존슨 영국 전 외무장관에 대해 “훌륭한 총리가 될 것”이라고 추켜세웠다. 테리사 메이 현 영국 총리가 최근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난국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발표해 후임 총리 선출이 예고된 시점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 결례를 범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NBC방송도 “트럼프가 국빈방문 전부터 영국에 외교적 두통거리를 만들어주며 동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