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낙태 원칙적으론 반대
- 성폭행·근친상간은 예외” 선긋기
- 보수진영 균열 조기 봉합 나서
- 민주 대권주자 “여성 자유 공격”
2020년 미국 대선으로 가는 길목에서 낙태 문제가 조기에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성폭행 피해로 인한 낙태까지 금지하는 초강력 법이 지난주 앨라배마주에서 입법화된 것이 도화선이 됐다. 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며칠간의 침묵을 깨고 공개적 언급을 내놓음에 따라 여야 대선주자 간 논쟁도 본격 점화하는 모양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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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태를 금지하는 강력한 법안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19일(현지시간) 미국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에서 앨라배마주 의사당 쪽으로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통상 낙태에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가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잣대로 여겨져 왔다는 점에서 이번 대선에서도 공화당과 민주당 진영 간 첨예한 전선이 형성될 전망이다. 특히 임신 24주 이후의 ‘후기 낙태’를 허용한 뉴욕주 법을 놓고 거센 공격을 가해온 공화당 진영 내부에서는 그 대척점에 서 있는 앨라배마주 법이 자칫 반대 진영에 반격의 빌미를 제공할 소지가 있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더욱이 공화당 내부에서도 이 법의 낙태 금지 수위를 놓고 이견이 분출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낙태 반대에 대한 원칙을 분명히 하면서도 앨라배마주 법과는 선 긋기에 나서며 ‘줄타기’를 시도한 것도 보수 진영 내 균열을 조기에 봉합하면서 지지층 이탈을 막으려는 차원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 밤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나는 강력하게 낙태를 반대한다’면서도 ‘성폭행과 근친상간, 산모의 생명을 보호해야 하는 경우 등 3가지는 예외’라고 밝혔다. ‘앨라배마 낙태금지법’은 임신 중인 여성의 건강이 심각한 위험에 처하게 됐을 때를 빼고는 낙태를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기에 ‘3대 예외 조건’을 제시, 유연성을 다소 발휘하며 외연 확대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1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두고 “거의 모든 낙태를 금지하는 앨라배마주 법은 ‘도를 넘었다’는 입장을 시사했다”고 풀이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3가지 예외 조건에 대해서는 낙태에 대한 권리를 지지한다고 말했다”며 “이는 그의 중요한 지지 기반인 많은 낙태 반대 보수층에서도 수용 가능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당내 ‘정적’인 밋 롬니(유타) 상원의원도 이날 CNN방송 인터뷰에서 “나는 앨라배마 법을 지지하지 않는다. 성폭행, 근친상간, 산모 생명이 위험한 경우의 낙태금지 예외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이 이슈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 사실상 가세한 셈이다.
민주당 예비 대선후보들은 여성 주자들을 중심으로 공격에 나섰다.
키어스틴 질리브랜드(뉴욕) 상원의원은 이날 미 CBS방송의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여성이 갖고 있는 ‘임신·출산의 자유’에 대한 전면적 공격을 시작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역풍을 맞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질리브랜드 상원의원은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여성 투표자의 급증 추세는 내년 대선에서도 이어질 것이라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질 수밖에 없는 싸움”이라고 주장했다. 에이미 클로버샤(미네소타) 상원의원은 이날 폭스뉴스 방송 인터뷰에서 앨라배마주 법에 대해 “위험하며 주류에서도 벗어나는 것”이라며 비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