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英·中 등 서명국에 서한
- 60일 내 제재 풀고 지원 없을 땐
- 우라늄 농축 농도 높일 것” 경고
페르시아만에 또다시 핵 위기가 재연될 조짐이다. 미국이 이란산 원유 수입제한 조치에 이어 항공모함과 폭격기까지 파견키로 하는 등 압박 공세를 강화하자, 이란은 핵합의 일부 이행 중단으로 맞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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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정된 독일 방문을 돌연 취소하고 이라크를 찾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왼쪽)이 7일(현지시간) 수도 바그다드에서 바르함 살리 이라크 대통령을 만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이란은 8일(현지시간) 서방과 2015년 타결한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의 의무이행을 일부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란 외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최고국가안보회의의 결정에 따라 이란은 핵합의에서 이란이 약속한 의무 중 일부를 이행하지 않기로 했다”라고 발표했다. 외무부는 또 자국에 주재하는 핵합의 서명국(영·프·독·중·러)의 대사에게 이런 핵합의 이행 축소와 관련된 법적, 기술적 내용을 담은 상세한 서한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핵합의 탈퇴 1주년을 맞은 이날 이란도 핵합의 의무이행을 줄이겠다고 선언하면서 핵위기 재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행 핵합의가 이란의 핵무기 제조를 막기엔 부족하다면서 1년 전 이날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탈퇴했다.
이란은 2015년 7월 서방과 역사적인 핵합의를 타결하면서 우라늄 농축 시설 축소, 우라늄 농축 농도·총량 제한,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는 중수로 설계변경,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등 핵프로그램을 제한하는 조건에 합의했다.
이와 관련,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영방송을 통한 대국민 연설에서 “오늘이 핵합의의 종말은 아니다”라면서도 “이란은 (핵합의에서 정한 범위를 넘는) 농축 우라늄의 초과분과 중수를 외부로 반출하지 않고 저장하겠다”라고 밝혔다. 로하니 대통령은 또 “유럽은 이란에 한 경제적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라며 “유럽이 60일 안에 이란과 협상해 핵합의에서 약속한 금융과 원유 수출을 정상화하지 않으면 우라늄을 더 높은 농도로 농축하겠다”라고 압박했다.
이에 앞서 미국은 이달 3일 이란이 농축 우라늄과 중수 초과분을 외국으로 내보내는 일을 지원하는 행위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미국은 지난 5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명의의 성명을 통해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 전단과 장거리 작전이 가능하고 핵 탑재 능력도 갖춘 폭격기들을 중동 지역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에 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 순방 중 독일 방문 일정을 돌연 취소한 폼페이오 장관도 이날 이란과 국경을 맞댄 이라크를 전격 방문해 대이란 경고 메시지를 더했다.
한편 로하니 대통령이 정한 60일은 핵합의(26, 36조)에서 정한 이의 제기 절차에 걸리는 기간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핵합의에 따르면 어느 한쪽이 핵합의를 심각히 지키지 않았다고 판단하면 최장 35일간 서명국 장관급이 모이는 공동위원회, 자문위원회에 이의를 전달해 토론하고, 여기에서 풀리지 않으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넘겨진다. 유엔 안보리에서 30일간 논의한 뒤 결론이 나지 않으면 핵합의는 자동 폐기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