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엔 비슷한 대응 가능하단 경고
- 美 요구 수용 압박 본보기로 풀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에 대한 예외조치를 연장하지 않기로 한 것은 이란에 대한 최대압박 기조를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에 대해서도 연장조치를 허용하지 않으면서 대이란 정책의 선명성을 한층 부각하는 분위기다. 역시 최대압박 대상인 북한에 간접적 메시지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 백악관은 22일(현지시간) 한국과 일본 중국 인도 등 8개국에 대한 이란산 원유수입 금지 예외조치를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와 동맹들은 이란에 대한 최대 경제압박을 유지하고 확대할 작정”이라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트윗을 통해서도 “이란 정권에 대한 최대압박은 (말 그대로) 최대압박을 의미한다. 이것이 미국이 예외조치를 허용하지 않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란산 원유의 수출길을 완전히 막아 돈줄을 끊어버리겠다는 게 트럼프 행정부의 계획이다. 원유 판매를 통한 자금 확보 차단이 이란 정부가 가장 아파하는 제재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란 정부의 격렬한 반발이 불 보듯 뻔한 데도 트럼프 행정부가 이렇게 최대압박의 고삐를 죄고 나선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표적 외교 성과로 꼽아온 대이란 정책에서의 선명성을 강화하고 지지자를 결집하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11월 이란산 원유수입 금지를 발표할 당시 동맹국에 해를 끼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면서 한국 등에 대한 예외조치를 인정했지만 이번에는 예외 연장을 통한 동맹국 배려보다 대이란 제재 강화에 초점을 맞춘 셈이다. 이란산 원유 없이도 국제 원유시장 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깔린 것으로 관측된다. 백악관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등 주요 산유국과 충분한 (원유) 공급 보장과 관련해 광범위하고 생산적인 논의를 해왔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이란 최대압박 조치가 북한에 보내는 간접적 메시지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3차 정상회담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지난달 미 재무부의 추가제재를 트윗으로 철회한 바 있다. 현재 수준의 대북제재로도 충분하며 그 이상의 제재는 필요하지 않다고 본다고 여러 차례 공개 발언하기도 했다. 당장은 추가제재로 북한을 더욱 옥죄기보다 기존 제재 수준을 유지하며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유인하는 데 집중하는 셈이다. 그러나 이란에 대한 일련의 최대압박 조치는 ‘향후 북한도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이란과 같은 길을 걷게 될 수 있다’는 우회적 메시지이기도 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김 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 등으로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듯한 조짐이 보이는 시점에 대이란 제재 강화 조치가 나온 점이 눈에 띈다.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에 대한 간접적 경고로도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