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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형태의 거푸집 만들어 단단한 청동 무기 보급

간쑤성 임가 유적 칼 조각·파편, 중국서 가장 오래된 청동 유물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4-14 19:31:01
  •  |  본지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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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명동천설, 최근 허구 전락

중국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청동 유물은 황허 상류에 해당하는 간쑤성 동향현 임가 유적의 청동 파편과 칼 조각이다. 청동기시대 초기인 기원전 3000년경의 것으로 서방에서 전래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아프리카에서 탄생하고 진화한 인류가 북쪽을 거쳐 동쪽으로 이동한 것처럼 문명 역시 그러했다는 ‘문명동천설(文明東遷說)’이 근거다. 간쑤성은 일찍부터 칭하이성 북쪽과 타클라마칸 사막 남쪽으로 연결되어 서방 통로의 길목으로 알려졌기에 더욱 그러하다.
   
중국 각지에서 발견된 화살촉 등 청동 병기류.
하지만 오늘날에도 사람의 이동이 편치 않은 티베트 고원과 산맥의 험준함은 꽤 오랫동안 동서의 이동에 장애가 되기도 했으니 반드시 그렇다고 볼 수도 없다. 창조적 상상이 필요한 대목이다.

알다시피 청동은 구리와 주석의 합금이다. 구리는 일반적으로 그 성분이 포함된 광물에서 추출하지만 요즘도 드물게 자연구리로 산출되기도 한다. 반짝거리는 황동색의 광물로, 굳이 보석이라는 개념은 아니어도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어느 날, 한 사람이 뜨겁게 달아오른 숯불 속에 지니고 있던 자연구리 조각을 떨어트렸다. 당장 꺼낼 수는 없지만 불이 꺼지면 되찾을 수 있을 테니 지켜보며 기다렸다. 그런데 단단하던 구리 조각이 뜨거운 열기에 녹는 것처럼 이지러지며 모양을 바꾸는 것이 아닌가. 불이 꺼진 뒤 꺼내보니 이번에는 다시 단단한 원래의 성질 그대로. 아, 더 뜨거운 열기면 녹일 수 있고 그것으로 일정한 형태를 만들 수 있겠구나!

   
구리가 함유된 동광석.
이미 토기를 거쳐 도기를 만들며 불을 다루는 법은 알고 있었으니 거푸집을 생각하는 것도 금방이었다. 과연 구리를 녹여 거푸집에 부은 뒤 식기를 기다려 꺼내니 생각한 모양대로 되었고 지금껏 다루었던 그 어느 것보다 단단했다. 그런데 아쉬운 점이 있었다. 단단하지만 구리 자체의 무른 성질로 대형 기물을 제작하기가 어려웠다. 문득 구리를 채취하던 곳에서 본 다른 광물이 생각났다. 그것들 역시 불에 녹일 수 있지 않을까. 과연 그랬다. 그리고 그것들이 섞여지니 구리보다 더 단단한 금속으로 변하는 것이었다. 마침내 청동기시대가 열린 것이다.

오리엔탈리즘의 영향으로 오랫동안 문명동천설을 수긍한 적이 있다. 그렇지만 인류의 이동이 어떠했던 인류의 지혜는 우연한 기회를 놓치지 않고, 또는 필요에 따라 저마다의 발견과 발명을 해왔고 교류로써 진보했다. 한반도의 문명 역시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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