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베 신조 총리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가 조성하는 ‘여성기금’에 57억 엔(564억 원·미화 5000만 달러)을 거출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아베 총리와 이방카. AP 연합뉴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에서는 일본이 위안부 문제와 관련된 합의 당시 마지못해 10억 엔을 낸 것과는 대조적이라는 비판이 고개를 들고 있다.

3일 교도통신 보도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도쿄에서 열린 ‘국제여성회의(WAW) 2017’에서 57억 엔 지원의 뜻을 밝히며 “이방카가 주도한 기금을 강하게 지지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일본이 세계에서 여성 활약의 기치를 높이 들어 강한 지도력을 발휘해 갈 것을 결의한다”며 “세계 여성들이 일어서면 빈곤을 비롯해 다양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지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에 앞서 지난 2일 일본을 방문한 이방카를 적극적으로 지지해 ‘미일 우호 무드’를 고조시키려는 의도에서 행해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은 ‘여성이 빛나는 사회’를 강조하며 2014년부터 매년 세계 여성 리더들을 초청해 ‘국제여성회의’를 개최해왔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베 총리의 이 같은 결정이 ‘친여성 코스프레’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실제로 그는 과거 일본이 저질렀던, 분명한 여성 문제로 분류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해서는 “(사죄 메시지를 전달할 생각이) 털끝 만큼도 없다”고 말해 인본 안팎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또 국내 위안부 소녀상을 둘러싼 갈등 국면에서는 “(위안부 합의 때) 10억 엔을 냈으니 한국이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이방카는 국제여성회의 강연에서 “여성의 완전한 노동 참여는 사회를 강하게 해 번영시킬 것”이라며 “미국과 일본은 자기 만족에 머물러선 안 되며 모든 외국의 개혁에 대해서도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