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으로부터 독립선언 여부를 명확히 밝히라는 요구를 받은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이 독립추진을 두 달간 유보하고 대화 노력에 힘을 모으겠다는 뜻을 밝혔다.

푸지데몬 수반은 16일(현지시간)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에게 보낸 서한에서 “다음 두 달간 우리의 목표는 당신(라호이 스페인 총리)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들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인 정부가 앞서 이날 오전 10시(현지시간)까지 카탈루냐 측에 분리독립 선언 여부를 명확히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는 헌법 제155조 발동을 위한 일종의 ‘최후통첩’으로 해석됐다. 이 조항은 헌법을 위반하고 중앙정부에 불복종하는 자치정부를 상대로 스페인 정부가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 할 수 있다’는 규정이다. 다만 이 조항을 발동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가 자치정부에 최후 경고를 해야 한다.

카탈루냐 수반이 대내외에 명확히 독립국가를 선포하지 않고 재차 대화 용의를 강력히 피력함에 따라 공은 또다시 스페인 정부로 넘어가게 됐다.

푸지데몬 수반이 대화를 제의한 것은 스페인 정부와 유럽연합(EU)으로부터 분리독립 추진 포기에 대한 압박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내부적으로도 카탈루냐의 좌파정당 ‘민중연합후보당’이 자치정부와 자치의회의 연정에서 탈퇴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CUP는 카탈루냐 의회 135석 가운데 10석에 불과하지만, 연정 탈퇴 시 푸지데몬 수반이 이끄는 ‘카탈루냐 유럽민주당’은 다수 의석을 상실해 집권 기반이 붕괴할 수 있다.

푸지데몬 수반은 또한 카탈루냐에 본사를 둔 기업들과 절반에 달하는 주민들의 독립 반대 요구에 직면하고 있다. 이미 카탈루냐 지방에 본사를 둔 주요 은행과 기업들이 본사를 다른 지역으로 옮기겠다고 선언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