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팝가수 공연 중 폭발 굉음
- 수십 명 피투성이 된 채 쓰러져
- 최소 22명 사망·50여 명 부상
- 사제 못폭탄 사용…IS, 배후 주장
- 경찰, 사건 연루 23세 남성 체포
- 메이 총리 "잔혹하고 비겁한 행위"
영국 북서부 맨체스터 아레나 공연장에서 22일 밤(현지시간) 자폭 테러로 추정되는 폭발물이 터져 22명이 숨지고 50여 명이 부상했다. 이번 테러는 지난 2005년 52명이 사망한 런던 지하철 테러 사건 이후 영국 최대 테러 사건이다.
| |  |
| 영국 경찰이 이날 맨체스터 아레나 밖에서 피해를 모면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P 연합뉴스 |
영국 경찰은 이날 맨체스터 아레나 공연장에서 일어난 폭발이 남성 1명의 자살폭탄 테러로 추정되며 이로 인해 어린이 포함 2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번 폭발이 사제 폭발물을 소지한 자살 폭탄 테러범 1명의 소행이며, 범인은 현장에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폭발은 미국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의 콘서트가 끝난 직후 관객들이 공연장을 빠져나가던 밤 10시 30분께 출입구 부근 매표소에서 일어났다.
가까스로 현장을 빠져나온 생존자들은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고 전했다. 폭발물이 터진 장소 부근에 있던 수십 명이 피투성이가 된 채 바닥에 쓰러졌으며 이 광경에 놀란 관객들은 비명을 지르며 출구로 몰려나갔다.
영국 타블로이드 데일리 메일은 생존자 사이에서 '너트와 볼트가 사방으로 튀는' 모습을 목격했다는 증언이 나왔다며 '못 폭탄'이 사용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테러범들이 흔히 쓰는 사제폭탄인 '못 폭탄'은 못과 나사 등을 잔뜩 채워 넣어 제작해 인명 피해를 극대화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연락이 닿지 않는 가족을 찾는 글이 계속해서 올라와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당시 공연장에는 2만1000여 명이 운집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특히 좋아하는 팝스타를 보려고 부모 없이 혼자 온 청소년들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이날 무대에 선 아리아나 그란데는 트위터에 "가슴이 찢어진다,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너무너무 미안하다"는 글을 남기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 |  |
| 22일(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 아레나 공연장에서 벌어진 자폭테러로 다친 청중들이 바닥에 쓰러져 있다.한 청중은 미국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의 공연이 끝난 직후 폭발물이 터졌다고 전했다. AP 연합뉴스 |
다음 달 6일 실시되는 조기 총선을 앞두고 대립각을 세우던 정치인들은 정쟁을 중단하고 한목소리로 애도를 표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경찰이 범인이 누구인지 짐작하고 있지만, 아직 신원을 확인하진 못했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23일 총리 집무실에서 국가안보회의인 긴급 '코브라 회의'를 주재한 뒤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메이 총리는 "맨체스터 시민과 국민이 잔혹한 테러 공격에 희생됐다"면서 "방어력이 없는 젊은이들을" 겨냥한 "잔혹하고 소름 끼치는 비겁한 행위"라고 규탄했다. 보름을 앞둔 총선 유세 일정을 중단한 메이 총리는 이날 맨체스터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이날 맨체스터에서 23세 남성 1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안 홉킨스 그레이터맨체스터 경찰서장은 단독 범행인지 아니면 조직에 의한 범행인지를 파악하고자 신속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수니파 극단주의 조직 '이슬람국가'(IS)는 영국 맨체스터의 콘서트장 폭탄 테러의 배후를 자처했다. IS는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칼리프국가(IS를 가리킴)의 병사가 군중 사이에 폭탄을 설치했다"는 내용으로 성명을 발표한 뒤 IS는 앞으로 공격을 계속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