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슐츠 총리후보 기세 한풀 꺾여
- 9월 총선 재집권 날개 달릴 듯

독일 서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에서 14일(현지시간) 치러진 주의회 선거에서 중도우파 기독민주당이 중도좌파 사회민주당에 승리할 것으로 전망됐다.

14일(현지시간) 독일 서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의회 선거에서 기독민주당의 아르민 라셰트(가운데) 후보가 당 관계자와 함께 승리를 축하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이날 밤 9시 49분 현재 제 1공영 ARD 방송이 보도한 정당득표율 예측치에 따르면 기민당은 33.0%를 얻은 반면, 사민당은 31.5%를 획득했다. 이어 친기업 자유주의 정당인 자유민주당 12.7%, 반유로·반이슬람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대안당) 7.3%, 녹색당 6.3%, 좌파당 4.9%로 예상됐다.

예측치에 따른 의석 분포는 기민 66석, 사민 63석, 자민 25석, 대안 14석, 녹색당 13석이었다. 이렇게 되면 기민당이 집권 다수로서 자민당을 소수당 파트너 삼아 전체 의석(181석)의 과반인 91석을 확보하는 우파 연립정부를 구성하게 된다.

주도 뒤셀도르프와 쾰른, 도르트문트, 에센 등 유명 도시를 품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은 독일 16개 주 중 가장 많은 1800만 인구가 거주하는 곳이자, 전통적으로 노동계층 기반 위에 있는 사민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다.

유권자 1310만 명이 등록한 이번 선거는 오는 9월 총선을 앞두고 민심의 향배를 점쳐볼 수 있는 최대 선거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투표율도 직전 2012년 선거 때 기록된 59.6%보다 5.6%포인트 올라간 65.2%로 집계됐다.

기민당 당수로서 총리직 4연임 도전에 나선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이번 승리로 집권 주도 가능성이 한층 커졌고, 그에 맞선 사민당 당수 마르틴 슐츠 총리 후보의 맹추격 기세는 다시 한번 꺾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종 개표 결과를 봐야겠지만, 이번 선거를 통해 자민당은 역대 최고 득표율로 독일 전체 주의회 16곳 중 8곳에 진출할 것이 확실시돼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전통의 범3당 세력으로서 연방 연정 참여 경험이 풍부한 자민당은 9월 총선을 거쳐 연정에 다시 참여하길 희망한다.

반면, 주 연정에 참여 중인 녹색당은 사민당과 더불어 큰 위기에 닥쳤다. 실용 색채가 강해진 녹색당은 기민, 사민 두 거대 정당의 중도 지지층 결집 흐름에 따라 자당 지지층이 엷어지면서 연방 차원의 지지율도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