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중임에도 랜섬웨어 '워너크라이'의 확산을 단돈 1만2천원으로 막은 22세 영국 청년에게 '우연한 영웅', '사이버범죄 배트맨'등의 이름이 붙으며,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BBC 방송 등은 온라인 보안 회사에 근무하는 22세 영국 청년이 '워너크라이'(WannaCry) 랜섬웨어 확산을 중단시키는 '킬 스위치' 발견해 이를 활성화했다고 보도했다.

	랜섬웨어 '워너크라이'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쳐

랜섬웨어란 '몸값(Ransom)'과 '소프트웨어(Software)'의 합성어로, 악성 프로그램의 일종이다. 해당 프로그램을 유통하는 이들은 랜섬웨어에 감염된 PC의 중요 파일을 암호화한 뒤 이를 푸는 대가로 비트 코인 등의 대가를 요구한다. 이러한 랜섬웨어의 확산을 멈추게 하는 일종의 백신을 '킬 스위치'라고 부른다.

전세계를 혼란에 빠뜨린 랜섬웨어 '워너크라이'의 킬스위치를 발견한 영국 청년은 이름을 밝히는 대신 자신을 '멀웨어테크(MalwareTech·악성소프트웨어 기술자)'라고만 밝혔다. 이러한 점 때문에 보안업계와 언론 그리고 전세계의 누리꾼들은 그를 들어 '우연한 영웅'(Accidental Hero)혹은 '사이버 배트맨'등으로 부르고 있다.
세계적 영웅으로 떠오른 이 청년은 당시 1주일간 휴가를 얻어 쉬는 중이었다고 알려졌다.

그는 "분석을 통해 공격에 사용된 악성소프트웨어 샘플을 발견했으며, 등록되지 않은 특정 도메인과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회사가 봇넷'(Botnet·해킹에 쓰이는 악성코드나 악성코드에 감염된 컴퓨터 집단)을 추적하는 업체인 만큼 봇넷이 어떻게 확산되는지 보려고 이 도메인(글자로된 인터넷 주소)을 사들인 뒤 이를 등록했다"고 설명했다.

도메인을 등록하는 데 든 돈은 불과 10.69달러(약 1만2천원)에 불과했지만 그 결과는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컸다.

그는 등록된 도메인이 랜섬웨어 확산을 중단하는 킬 스위치로 작동해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확산을 중단시켰다. 비록 이미 감염된 컴퓨터에 대해서는 손을 쓸 수 없었으나 추가 확산은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아직 상황이 종료되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그는 "공격집단이 우리가 어떻게 확산을 멈췄는지 알아차리고는 코드를 바꿔 다시 시작할 것"이라며 "윈도 업데이트를 가능하게 한 뒤 업데이트와 재부팅을 하라"고 조언했다.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