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마침내 북한에 대해 '테러지원국 재지정 검토'라는 초강수 카드를 꺼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부 장관은 19일(현지시간) 국무부 청사 브리핑을 통해 "북한정권에 압박을 가하는 모든 옵션을 심사하고 있다"며 "북한을 테러 지원국(sponsor of terrorism)으로 재지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최근 완성된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정책 리뷰'에 따른 조치다.

미 국무부는 북한을 테러지원국에 지정하는 이유로 각종 국제 테러단체와의 연계 혐의가 제기되는 이란·시리아와 무기 거래를 하는 정황과 함께 지난 2월 발생한 김정남 암살 사건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달 초 미 하원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법안을 일사천리로 통과시킨 가운데, 이번 틸러슨 장관의 발표로 북한이 9년 만에 다시 국제사회에서 공식 '테러리스트' 국가가 되는 불명예를 받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북한은 핵실험·미사일 도발 등으로 이미 '불량국가' 취급을 받고 있는 데다 국제사회로부터도 다양한 제재를 받고 있는 만큼, 테러지원국 재지정의 실효성에 대해선 의문이 제기되지만 그 '상징적 효과'는 상당히 클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북한에 대해 전방위적 압박을 가해온 미 정부가 이번 테러지원국 재지정 카드까지 빼 든 것은 사실상 '선제공격'을 제외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북한을 봉쇄함으로써 북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만약 북한이 앞으로 6차 핵실험이나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을 강행할 경우 미국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선포할 가능성이 커졌다.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