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외무부 등 조사팀 파견

터키가 러시아 대사 저격살해 배후를 '쿠데타 주모자' 귈렌 조직으로 몰고 있다. 러시아는 그러나 속단을 내려서는 안 된다며 다른 목소리를 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21일 앙카라에서 열린 부야르 니샤니 알바니아 대통령과 공동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저격범은 '펫훌라흐 귈렌(사진) 주의 테러조직'(FETO) 소속이라는 사실을 숨길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FETO는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의 추종자를 가리킨다. 귈렌은 올해 7월 터키 쿠데타 시도 직후 터키정부가 쿠데타 배후로 지목한 인물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분명히 말하는데, 이 더러운 조직이 여전히 군부에, 경찰에 남아 있다"고 말했다.

또 해외에 러시아 대사 살해에 연루된 세력이 있다는 증거들이 있다며, 정보당국이 해외 연루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르도안이 러시아 대사 살해사건과 귈렌 조직의 연관성을 공식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통령의 발언에 비춰 터키정부가 귈렌 세력을 안드레이 카를로프 주터키 러시아대사 저격의 배후로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전날밤 관영 아나돌루통신은 터키 외교장관이 귈렌을 러시아 대사 저격 배후로 지목했다고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러시아 터키의 '귈렌 배후 몰아가기'에 경계 신호를 보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공보비서는 21일 기자들에게 "대사 살해의 배후가 누구인지 수사에서 결론이 나기 전에 섣불리 결론을 내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도 귈렌을 배후로 알고 있다'는 터키 관영통신 보도를 반박한 것이다.

러시아는 전날 조사팀을 터키로 파견했다. 러시아 조사팀은 연방수사위원회, 정보기관, 외무부 관계자 등 18명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