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인권운동가들이 '마약과의 유혈 전쟁'에 제동을 건다며 사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사진은 지난 10월20일 중국을 방문 중인 두테르테(왼쪽)합대통령이 베이징에서 中 시진핑 국가주석과 한 서명식에 함께 참석한 모습. AP연합

1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최근 한 행사에서 마약사범이 늘어나면 인권운동가들이 책임져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인권운동가들은 내가 (마약용의자) 사살을 명령했다고 말한다. 내가 멈추면 마약투약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마약단속 시기가 됐을 때 더 많은 마약사범이 죽는다. 나는 거기에 마약문제를 커지게 한 인권운동가들을 포함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인권단체인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필리핀지부는 성명을 통해 두테르테 대통령이 유혈 마약소탕전에 반대하는 사람에 대한 증오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정적인 레일라 데 리마 상원의원은 "대통령의 발언을 단순한농담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며 "정부가 모든 사람의 인권을 존중하고 지킬 수 있도록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장이 커지자 대통령궁 공보실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발언은 국가 경영이 어렵다는 좌절감을 단지 표현한 것"이라며 인권운동가 살해 위협은 아니라고 진화에 나섰다.

필리핀에서는 지난 6월 말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이후 5000명 가까운 마약용의자가 경찰이나 자경단 등에 의해 즉결 처형됐다.

서방국가와 인권단체 등은 두테르테 정부의 인권침해를 비판하며 마약용의자 즉결처형 중단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