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도 관련 소송만 최소 75건
- 행정부 업무 정상수행 못할 지경
- 둘 중 누가 돼도 취임 초기 '험로'

미국의 다음 대통령으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이나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중 누가 되더라도 순탄하지 못한 취임 초기를 맞을 전망이다.

대선 이후에도 하원에서 과반 의석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는 공화당에서는 청문회를 열거나 특별검사를 선임해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을 따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고, 트럼프 역시 현재 최소 75건인 자신과 관련된 소송들에 대응해야 할 처지다.

2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NBC뉴스에 따르면 공화당 선거전략가 팀 밀러는 이 방송에 출연해 "클린턴에 대한 견제는 공화당을 단합하고 2018년 중간선거에서 의회를 다시 장악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라며 하원을 중심으로 공화당이 클린턴의 이메일 문제를 지속해서 제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은 그가 국무장관 재직 때 사설 이메일 서버를 만들어 기밀문서를 비롯한 수많은 공문서를 주고받은 일을 가리킨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지난 7월 클린턴에게 고의성이 없었다며 불기소 처분을 권고했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공개된 이메일 중에는 클린턴재단에 많은 돈을 기부한 사람을 미 국무부 관리와 만날 수 있도록 주선했음을 시사하는 내용도 있었다.

제임스 샤페츠(공화·유타) 하원의원은 지난주 폭스뉴스에 출연해 "클린턴재단의 '대가성 면담주선' 의혹만으로도 적어도 네 번의 의회 청문회를 열 수 있다"며 내년 초부터 클린턴을 겨냥한 청문회를 열겠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역시 당선된다 해도 임기 초반부터 '줄소송'에 휘말릴 전망이다. 미국 USA투데이는 이날 기준으로 트럼프나 그가 소유한 기업이 관련된 소송 중 최소 75건이 법원에 계류돼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75건이라는 숫자만으로도 당선자가 연루됐으면서 진행 중인 소송 수로는 사상 최고치로 추산되고 있다며, 트럼프 소유 골프장에서 성희롱을 당한 뒤 부당해고됐다는 여성부터 트럼프로부터 명예훼손을 당했다는 공화당 정치전략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상대로 진행해야 할 소송들 때문에 트럼프가 정상적으로 행정부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치 분석가들은 트럼프가 만약 당선된다 해도 트럼프와 관련된 소송이 줄어들 가능성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트럼프와 그의 소유 기업들이 관련된 소송은 모두 약 4000건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