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을 노린 것으로 추정되는 폭탄테러가 일어나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아직 현지 한국인 교민이나 관광객의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2일 발생한 필리핀 폭탄테러 현장. AP연합뉴스

3일 현지 언론과 CNN 방송에 따르면 필리핀 남부 다바오시 야시장에서 2일 밤 10시 30분께(현지시간) 강력한 폭발이 발생하면서 최소 14명이 숨지고 67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 일부는 위독한 상황이라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두테르테 대통령은 고향이자 정치적 근거지인 다바오에 머물고 있었다. 야시장은 평소 그가 자주 찾던 마르코 폴로 호텔 근처라는 점때문에 대통령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아들 파올로 두테르테 다바오 부시장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폭발 당시 아버지는 다른 장소에 체류 중이었다. 현재 현지 한 경찰서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 경찰은 사건 직후 주요 길목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도심 경계를 강화했다. 수도 마닐라 경찰도 자정을 기해 전면 경계 태세를 발동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AP연합뉴스

마르틴 안다나르 대통령 공보실장은 "우리 대통령과 정부에 대해 화가 나 있을 부류가 많다"며 "우리는 (이슬람 무장세력이나 마약상의) 소행일 것이라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6월 취임 직후부터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소탕작전을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 마약 용의자 2000명이 경찰이나 자경단의 공격을 받아 숨졌고 70만 명이 경찰에 자수했다.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남쪽으로 980㎞ 떨어진 다바오는 두테르테가 대통령으로 당선되기 전까지 22년간 시장으로 재직하면서 치안을 확립해 놓은 곳이다. 필리핀 내에서도 가장 안전한 도시로 손꼽혔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