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드라이버(24)가 폭발물을 배낭에 지고 택시를 타는 순간 경찰이 들이닥쳤다. 순간 드라이버는 폭발물을 터트렸고, 경찰은 총격을 가했다. 그가 총에 맞아 숨졌는지, 폭탄 때문에 죽었는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앉았던 택시의 시트 훼손 상태로 봐서 폭발물의 위력은 크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테러를 시도했다는 의혹을 받은 드라이버 외에 인명피해가 없다는 점에서 작게 취급될 수 있는 사건이었으나 캐나다 사회에 던진 파장은 의외로 컸다.
사건이 발생한 것은 지난 10일. 이날 오전 8시30분 캐나다 보안당국에 미국 FBI로부터 테러관련 정보가 제공됐다. 수니파 극렬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추종자가 72시간 안에 대도시 다중밀집시설이나 공공시설을 테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캐나다 연방경찰은 제공된 동영상에 나오는 검은 복면의 용의자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IS를 추종하는 글을 여러 차례 인터넷에 올린 혐의로 체포됐던 드라이버라고 특정했다. 이때가 이날 오전 11시께. 경찰은 즉각 캐나다 최대 도시 토론토의 공항과 철도역, 지하철 등에 테러경보를 발령했다.
경찰은 드라이버가 사는 온타리오 주 남서부의 작은 도시 스트래스로이로 병력을 급파했다. 이어 오후 4시30분 집을 나선 드라이버를 찾아냈다. 그의 테러 시도는 물거품이 됐다. 경찰은 "긴박한 순간이었다. 정말로 시간과의 싸움이었다"고 말했다.
캐나다 언론은 미국 정보당국이 테러 징후를 먼저 포착한 데 대해 마뜩찮은 표정이다. 캐나다 경찰은 우방국과의 정보 교류가 잘되고 있다는 증거라는 쪽으로 해석되기를 기대하는 눈치다. 또 이번처럼 긴박한 상황에서 도심 다중이용시설 등의 테러 대응이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한 기사도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정작 시민들은 유럽에서의 대다수 테러 용의자처럼 드라이버가 무슬림 이민자가 아니라는 데 놀라고 있다. 그의 아버지는 캐나다 군인 출신(소위 말하는 주류)이며 그의 가족은 대부분 기독교인이다.
그가 이슬람으로 개종한 것은 10대 후반으로 알려졌다. 드라이버는 7세 때 어머니를 잃은 뒤 큰 좌절감을 맛봤고, 그것이 아버지 탓이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닫았다. 그 이후 학교생활은 엉망이 됐고, 한동안 마약을 가까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들에 따르면 방황하던 그가 다소 마음을 잡은 것은 무슬림이 되면서부터다. 그는 "우리가 어려움을 겪을 때 도움을 주지 못하는 기독교가 무슨 소용이 있느냐"며 기독교에 반감을 드러냈다고 한다. 그는 테러에 앞서 남긴 동영상을 통해 캐나다 사회를 향한 증오를 나타냈다. 전 세계 무슬림이 겪는 고통에 캐나다도 책임이 있다는 점을 일깨우고 싶다며 테러의 목적을 밝혔다.
자기의 생각은 누구나 자유롭게 표시할 수 있어야 하지만, 이번 사건은 그것이 종교를 빌미로 한 폭력이라는 점에서 안타깝다. 종교가 원하는 것을 성취하는 일종의 '기복 수단'으로 변질될 때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보여주는 것 같다.
allellu@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