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대선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의 양자 가상대결에서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가 처음으로 나왔다.
미 여론조사기관 라스무센이 2일(현지시간) 공개한 최신 전화 여론조사(4월 27∼28일·1000명)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는 지지율 41%로 39%에 그친 클린턴 전 장관을 2%포인트 앞섰다. 두 사람의 '본선 맞대결' 구도가 가시화된 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클린턴 전 장관을 꺾은 것은 처음이다.

앞서 지난 2월 유에스에이투데이 여론조사(트럼프 45%, 힐러리 43%)와 1월 폭스뉴스 여론조사(트럼프 47%, 힐러리 44%) 등에서는 트럼프가 앞서기도 했다.

미 정치전문웹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4월 실시된 7개 여론조사를 집계한 결과 클린턴 전 장관이 평균 47.1%의 지지율을 보여 40.4%에 그친 트럼프를 평균 6.7%포인트 리드했다. 하지만 트럼프의 후보지명 가능성이 커지면서 최대 11%포인트에 달했던 두 주자의 지지율 격차는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지난달 30일 발표된 라스무센의 직전 여론조사(4월 25∼28일·1000명)에서는 두 사람의 지지율이 38%로 같았다. 당시 여론조사 때는 '투표하지 않고 집에 머물 것'이라는 항목이 있었으나 이번 여론조사는 빠진 채 실시됐다.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는 트럼프의 본선 경쟁력이 약하다는 기존의 주장과 배치되는 것이다.

당내 지지율만 놓고 보면 클린턴 전 장관이 앞섰으나, 상대 진영 유권자들이 보낸 지지율에서는 트럼프가 우위였다. 클린턴 전 장관의 민주당 내 지지율은 77%, 트럼프의 공화당 내 지지율은 73%다.

그러나 트럼프가 민주당원과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 15%의 지지를 얻은 데 반해 클린턴 전 장관은 공화당원과 공화당 지지층 사이에서 7%를 얻었다. 이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지세 확장 측면에서도 트럼프가 클린턴 전 장관보다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15%는 클린턴 전 장관과 트럼프 외 제3의 후보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응답했고 5%는 지지자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유정환 기자